배우 이연희(34)가 새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2015) 이후 6년 만이다. 이른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녀가 이제는 무르익은 30대로 돌아왔다.
이연희의 복귀작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수필름)는 네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코미디. 이연희는 이 작품에서 비정규직 스키장 직원 진아를 연기했다. 홍지영 감독과 ‘결혼전야’(2013)로 만난 후 또 한 번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이연희는 2일 진행된 화상인터뷰에서 “‘결혼전야’ 이후 홍지영 감독님과 다시 만났는데 연기를 떠나 개인적인 얘기까지 잘 들어주시는 분이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작품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희는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무척 떨리고 설렌다”면서 “제가 로맨틱 코미디를 너무 좋아한다. 먼저 제의가 왔을 때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행을 간다는 게 ‘결혼전야'에서와 비슷한 콘셉트지만, 캐릭터가 처해있는 상황이 달라서 그녀의 상황을 연구하는 데 노력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의 ‘결혼전야’에서 30대 네일 아티스트 소미 역을 맡았던 이연희는 ‘새해전야’에서는 20대 청춘 진아 역을 맡아 변신을 꾀했다. “사람들이 ‘결혼전야에 나왔는데 또 나왔냐?’고 하실 거 같더라. 전야 시리즈에 한 번 나왔던 것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다”며 “그땐 20대에 30대를 맡았었고 이번엔 30대에 20대를 맡게 됐다.(웃음) 상대적이지만 서로 다른 시기에 표현했기에 그때만의 감정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2001년 중학교 시절에 데뷔한 이연희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20대를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쉬지 않고 일해서 감사하긴 했지만 지치고 힘들 때가 많았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관계로 인한 상처도 마음에 담아왔다. 그렇다 보니 20대에는 (연기 활동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되새겼다.
이연희의 힘듦을 이기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여행. ‘새해전야’ 속 진아도 상처를 받아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저도 진아와 똑같이 여행을 통해 리프레시를 얻었다.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여행을 떠났었는데, 진아와 비슷한 20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캐릭터를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진아는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 청년 재헌(유연석 분)을 우연찮게 만나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영화 촬영했을 때는 결혼하기 전이었다. 유연석 오빠와 의류 모델을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나이스 해서 ‘같이 연기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이번에 기회가 닿아 같이 하게 됐다. 경험이 많은 배우와 연기하게 돼 좋았다”고 회상했다.
진아, 재헌은 석양의 하늘을 배경으로 함께 탱고를 추며 한층 더 가까워진다. “각자의 상황이 잘 그려진 거 같다. 여행에서 재헌을 알게 되면서 그의 존재감, 이해심이 생긴 거 같다. 탱고 장면에서 불타오를 줄 알았는데 아쉽게 끝났다(웃음)”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은 낯선 사람들이 친해질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는 거 같다. 내가 생활하지 않았던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과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거 같다. 여행하면서 만난 인연이다보니, 한 번에 불 타오르기보다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 두 사람의 인연을 그려낸 작품이지 않나 싶다”고 자평했다.
이날 이연희는 20대의 상처와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추가 질문에 “20대에는 아무 경험이 없는데 오히려 사회 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되지 않나. 저는 그때 제가 직접 이야기하기보다 매니저를 통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오해가 많이 생겼던 거 같다”라며 “지금은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자유로워졌다. 전에는 낯가림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결 편안해진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나이듦도 중요한 거 같다. 저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다. 20대에 왜 이렇게 힘들지, 싶었는데 30대가 되고 나니 편안해졌다. 나이가 드니 배우 생활도 좀 더 편안해진 거 같았다. 20대에 연기가 나에게 맞는 일인지 고민했는데 그 시기가 지나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 밖에 없다는 걸 알고 감사함을 느꼈다.”
이연희는 지난 2020년 6월 일반인과 결혼했고,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VAST엔터테인먼트에 안착했다. “작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분들과 헤어져 아쉬웠지만 제 결정을 존중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새해에 새로운 출발을 기분 좋게 한 거 같다. 새로운 곳에 왔으니 많은 분들이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기대해주고 있다. 이제는 30대이니,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할지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다. 화려한 모습보다 제가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장점화시켜 보여드리고 싶다. 하루 빨리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연희는 “남편이 서포트를 많이 해준다. 결혼 후 안정감을 찾았다.(웃음) 남편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남편 공개는 아직까지 조심스럽다. 저희 가족들도 그렇고,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라고 자신만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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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