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년차' 하주석, 전체 1순위의 존재감 보여줄 때 [오!쎈 거제캠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03 17: 09

지난 2011년 8월 열린 2012 KBO 신인 드래프트. 당시는 전면 드래프트로 전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권이 주어졌다. 2010년 꼴찌였던 한화는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투수 최대어 한현희(키움) 지명도 검토했지만 최종 선택은 내야수 하주석(27)이었다. 팀의 10년을 책임질 대형 내야수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만 18세의 앳된 소년에서 어느덧 중간급 선수로 자리한 하주석은 팀의 대체 불가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역대 한화 유격수 중 그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선수는 없었다. 다만 고교 1학년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던 타격 잠재력은 기대만큼 터지지 않았다.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은 두 번 있었지만 타율 3할과 OPS .800 이상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 
무엇보다 최근 2년은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시간이 많았다. 2019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아 개막 5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고, 지난해도 허벅지-햄스트링 부상으로 72경기 절반밖에 뛰지 못했다. 하주석의 공백으로 한화는 2019년 9위, 2020년 10위로 추락했다. 

한화 하주석이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2일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 앞에 선 하주석은 “최근 2년간 부상이 너무 많았다. 비시즌에도 부상 방지를 위해 훈련했다. 다치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며 “부상으로 아쉽고 힘들었다. 올해는 최소 130경기 이상 나갈 수 있게 몸을 만들 것이다”고 풀타임 시즌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7회초 2사 2, 3루 상황 한화 하주석이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로 뛰고 있다. / dreamer@osen.co.kr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한화는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 포수 최재훈 정도를 제외하면 ‘붙박이’ 고정 자리가 없다. 수베로 감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발 빠른 2루수와 외야수들을 테이블세터에 배치할 것이란 계획만 있다. 캠프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파악해서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무한 경쟁 속에 하주석도 에외는 없다.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주석도 처음 맞이하는 외국인 감독, 코치들과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그도안 해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베로 감독님도 내야수 출신이라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KBO리그 최고 유격수 경쟁이 춘추전국시대가 된 점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성이가 계약을 잘해서 나도 기분이 좋다”고 말한 하주석은 “김재호(두산), 오지환(LG), 노진혁(NC) 등 좋은 선배 유격수들이 많다. 다 같이 경쟁하면 리그 유격수들이 더 좋은 위치로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화 하주석-강경학-노수광이 훈련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된 그는 전면 리빌딩을 시작한 한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 “김태균, 정근우 등 좋은 선배님들이 앞에서 잘 이끌어주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많이 배웠다. 형들이 해준 이야기를 잊지 않고 후배들을 위해 베풀겠다”고 다짐한 하주석이 데뷔 10년차에 전체 1순위다운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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