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향기와 류현경, 그리고 염혜란이 따뜻한 위로로 관객들을 만난다. 상처 가득한 세상에서 서로를 만나 치유받고 위로받는 세 사람처럼,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도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 김현탁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소감과 에피소드를 전했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 분)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이날 먼저 김현탁 감독은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 세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서 “내가 캐스팅을 한다고 하기 뭣할 정도로 내가 선택 당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같이 해준다고 해서 영광이었고, 같이 작업한 것만으로도 좋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김현탁 감독은 영화 주인공을 보호종료 아이와 싱글맘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 “제일 처음에 이 시나리오를 쓰고 왜 이렇게까지 설정해야 했는지 고민이 많았다. 내가 왜 이 시나리오를 썼지라는 고민을 거듭하면서 어렸을 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떠올랐다”라고 전했다.
김현탁 감독은 “‘저런 사람들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저렇게 자란 친구들이 잘 클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과 편견에 대해 반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저런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잘 자랄 수 있을까,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좀 더 나아가서 각자 책임 있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 나름대로 답을 찾으려고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현탁 감독은 “보호종료 아동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이 자료 조사를 하고 인터뷰도 하고 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너무 어둠에 빠져 있는 채로 매체에 다뤄지는 거더라. 그런 지점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제목인 ‘아이’는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극 중 등장하는 영채의 아들 혁이가 아이이기도 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영채, 아영 모두 아이로 비춰진다. 김현탁 감독은 “시나리오를 다 쓰고 가제가 되게 많이 있었다. 다 쓰고 난 다음에 나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쓴 나를 포함해서 다 아이처럼 느껴졌다. 더 좋은 제목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아이’ 말고는 생각이 안 나더라. 아영이나 영채, 홀로 서려고 하는 이 친구들이 아이처럼 보였다. 영어로는 ‘I’다. 여러모로 의미가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서 결국 이렇게 끝까지 와버렸다”라고 설명했다.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은 ‘아이’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했다. 각자 상처를 안고 있지만 서로를 만나 치유받고 위로받는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캐릭터에 동화된 세 사람은 의미 있는 울림을 전했다.
극 중 김향기는 어린 나이에 남들보다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 역을 맡았다. 보육원을 나와 자립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가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버겁다.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제안받고 영채와 혁이를 만나게 된다.
김향기는 “영화를 한 번 봤는데 사실 우리 영화가 촬영 기간이 오래 지나지 않아서 그때 기억이 너무 생생했다. 영화 보면서 내 모든 것을 제외하고 영화로서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영화를 어떻게 봐주셨을지, 관객들이 어떻게 느껴주실까 되게 궁금한 상태다”라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향기는 “우리 영화에 담은 메시지가 개인적으로 먼 이야기 같지만 우리 주변 가까운 어느 곳에서 살아 있는, 숨 쉬는 이야기라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했던 것 같다.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됐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류현경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학교에 가서 공부도 하고 화목한 가정도 꾸리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지만, 현실은 6개월 된 아들을 혼자서 키워야 되는 초보 엄마 영채 역을 맡았다. 베이비시터 아영 덕분에 해맑게 웃는 아이를 보며 자신의 선택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류현경은 “나도 이 전에 영화를 스태프 분들과 함께 봤는데 보면서 아무래도 현장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영화에 크게 집중하지 못하고 현장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눈물이 많이 났다. 내 영화를 보면서 우는 게 부끄럽더라. 스태프 분들과 보는데 마스크 속으로 눈물이 떨어지게 뒀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류현경은 “워낙 밀도 있는 시나리오였고 캐릭터들이 잘 쓰여 있었기 때문에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 나 혼자로서 뭐든지 알아서 잘하는 타입이 아닌데 향기 씨와 염혜란 선배님, 감독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 내가 정말 혼자가 아니구나를 느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염혜란은 험한 인상과 한결같이 거친 말투가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순탄치 않았음을 느끼게 하지만 사실 속은 따뜻하고 여린 인물 미자 역을 맡았다. 영채를 딸처럼, 동생처럼 아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영채가 행복하기를 응원한다.
염혜란은 “지금 영화를 처음 봤다. 원래 처음 볼 때 자기 연기만 보고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하더라. 나의 연기는 무척 아쉽지만 영화를 봤을 때는 여러 번 눈물이 나더라. 이런 이야기들이 심금을 울릴 수 있기 어려운데 많이 공감하게 되고 응원하게 된다. 나라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아이들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향기 씨 주변에 있는 친구들의 조합도 너무 좋고 배우로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라고 칭찬했다.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의 묵직한 연기로 따뜻한 울림을 전하는 ‘아이’, 오는 10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