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 보며 눈물"..김향기X류현경X염혜란, '아이' 선택한 이유(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1.02.03 18: 42

“내 영화인데 보고 눈물이 났다.”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가 관객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넬 준비를 마쳤다. 상처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 안에서의 공존과 연대 의식으로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건넨다. 배우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의 열연으로 공감을 높이며 따스한 손기를 내밀고 있다. 
‘아이’가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보호종료 아동과 싱글맘의 만남이라는 특별한 소재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해냈다. 성숙해진 김향기의 연기와 류현경과의 호흡, 등장마자 시선을 강탈하는 염혜란의 만남이 조화롭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 분)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이날 김현탁 감독은 극 중 주인공을 보호종료 아동과 싱글맘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쓴 것 같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루겠다는 게 아니라 쓰고 나서 내 스스로에게 의문점을 가진 것 같다. 왜 보호종료 아동을 선택했고, 싱글맘을 선택했을까. 설정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를 가장 잘 키우지 못할 것 같은 사람, 가장 잘 크지 못할 것 같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친구. 보호종료 아동 친구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지는 않다.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는 20%, 일을 하다가 대학에 가는 친구들이 40%다. 그 친구들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잘 버티고 있는 친구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영채(류현경 분)의 아이 혁을 둘러싼 인물들의 성장과 공감을 담고 있다. 너무 일찍 어른이 돼야 했던,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혼자가 아닌 서로를 만남으로써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서로 함께 있어서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전해주고 있다. 
이번 작품에는 주인공들을 괴롭히거나 더 힘겹게 만드는 절대 악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 김현탁 감독은 “절대 악역을 등장시키지 않는 이유는 미자의 대사에 등장한다. 어차피 삶 자체가 ‘고’인데 절대 악역을 등장시켜서 이들을 힘들게 한다면, 이들이 힘든 이유는 그것이라고 보이게 될 것 같았다. 극의 흐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생각하면서 쓴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아이’는 김향기와 류현경, 염혜란에게도 큰 울림이 되는 영화였다. 류현경은 자신의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아이’에 몰입해 있었다. 
류현경은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서 “나도 이 전에 영화를 스태프 분들과 함께 봤는데 보면서 아무래도 현장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영화에 크게 집중하지 못하고 현장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눈물이 많이 났다. 내 영화를 보면서 우는 게 부끄럽더라. 스태프 분들과 보는데 마스크 속으로 눈물이 떨어지게 뒀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스태프들과 함께 영화를 본 김향기 역시 눈물을 흘렸다고. 김향기는 “나도 내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울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혁이의 햇살 같은 얼굴이 보이면 좀 슬픈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향기는 극 중 아영이 자신과 닮은 점이 많아서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다고. 김향기는 “아영이 하는 행동이나 선택에 '왜?' 라는 의문이 하나도 없었다. 먼 일 같지만 우리 주변 가까운 어느 곳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라는 걸 한 번 더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향기는 이번 작품에 대해서 "내가 아닌 타인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가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 영화의 중심 서사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성으로서 매체를 통해 여성을 대변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류현경은 극 중 싱글맘 연기를 실감나게 해냈다. 류현경은 이에 대해서 “워낙 시나리오에 엄마의 고충이 잘 담겨 있었다.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내가 많이 돌봐주기도 하고, 조카도 많이 돌봐줬다. 아이를 키우는데 힘든 점과 좋은 점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들을 연기할 때 꾸며지거나 하면 잘 못할 수 있는데, 감독님께서 컷을 나누지 않고 힘든 부분을 쭉 찍고 바라봐주셨다. 그런 부분이 연기를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류현경은 “워낙 대본에 그런 부분들이 잘 쓰여 있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다기보다 감독님, 다른 배우들과 대화 시간이나 연기 연습 시간, 서로 대사를 주고받고 리허설하는 시간을 굉장히 많이 가졌다. 그게 차곡차곡 쌓여서 촬영에 임하면서 힘든 부분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 내가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알아서 스스로 잘했다고는 못하겠다”라며 웃었다.
어른이 되어가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영화 ‘아이’. 관객들에게도 이들의 진심 어린 치유가 전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0일 개봉. /seon@osen.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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