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나태했다" 대전 아이돌의 반성, 수베로 만나 '정신 무장' [오!쎈 거제캠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04 11: 20

“경기장에서 100% 모습을 보여달라.”
한화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수 수베로 감독은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마주한 선수단을 향해 던진 말이다. 이미 수베로 감독은 취임 후 구단으로부터 넘겨받은 영상 자료를 통해 선수들의 자세를 매의 눈으로 집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실력을 떠나 야구를 대하는 자세, 진정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야무지고 똑똑한 내야수 정은원(21)은 수베로 감독의 메시지를 단박에 알아쳤다. 3일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정은원은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감독님 말씀에 느끼는 게 크다.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려 한다. 신인 때 가졌던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화 정은원이 러닝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2018년 데뷔 첫 해부터 1군에 자리를 잡아 2년차부터 풀타임 주전 2루수로 성장한 정은원은 곱상한 외모로 ‘대전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인기 스타로 떠오르며 폭풍 성장했으나 그러나 지난해는 8월 중순 손목 사구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데뷔 후 쉼없이 달려왔지만 재활 기간을 스스로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정은원은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 생각해봤다. 아직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느낀 부분이 많다. 훈련량도 늘리고, 멘탈적으로 경기에서 행동이나 태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데뷔하자마자 기회를 얻어 경기에 많이 나갔고, 관심도 받았다. 나도 모르게 나타해진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팀 사정상 부상이 있기 전까지 정은원은 거의 쉬지 못하고 뛰었다. 체력적으로 지치는 게 당연했다. 주전 선수라면 응당 체력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정은원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야구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반성하며 “감독님 말씀대로 경기장에선 100%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8월14일 대전 삼성전 부상 이후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재활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한 정은원에겐 올해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반갑다. 그는 “쉬는 동안 야구가 그리웠고, 다른 해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캠프에 왔다”며 “올해는 부상 없이 확실하게 반등한 모습이 필요하다. 3할 타율도 꼭 쳐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1회말 1사 주자 2루 한화 백팀 정진호의 선취 1타점 적시타때 정은원이 홈을 밟은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rumi@osen.co.kr
메이저리그 출신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합류도 타격 반등을 노리는 정은원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정은원은 “코치님들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 따라가면 나만의 것이 없어진다. 외국인(미국) 코치님은 처음인데 어떤 방향으로 지도할지 기대된다. 내게 필요한 부분을 잘 배우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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