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시간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운동했다. 올해 잘 해야 하지 않겠나.”
정의윤(35)은 절실하다. SK 와이번스 구성원이 된 것도 어느덧 7년째다. 데뷔는 지난 2005년 LG 트윈스에서 했지만, 그가 빛을 보기 시작한 때는 SK로 이적한 뒤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10개 이상 홈런도 쳤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이 뚝 떨어졌다.
정의윤은 지난 2016년 144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 27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긴 시즌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76경기 출장에 타율 2할4푼1리 1홈런 20타점에 그쳤다.
팀 성적도 추락하고 정의윤 개인 성적도 아쉬움이 컸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SK 와이번스 마지막 스프링캠프, 제주도에서 정의윤은 “작년에는 팀도 아쉽고, 개인적으로도 아쉬웠다. 팀은 처음으로 하위권으로 떨어졌는데, 답을 못 찾았다. 힘든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정의윤은 ‘딸 바보’다. 딸과 아내 사랑이 가득한 남자다. 개인 SNS에는 그 사랑 넘치는 사진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바보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가족들이 응원하는데, 야구를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큰 것이다. ‘딸 바보’가 맞지만, ‘바보’가 되지 않겠다는 것도 사랑 가득한 남편이고 아빠지만, 실력을 갖춘 선수의 면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제 그도 적지 않은 나이다. 그래서 부상을 가장 조심하고 있고, 작년에 부진했던 원인을 찾고 있다. 그는 “일단 아프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웨이트 많이 한다”며 “작년에는 공을 많이 쫓아간 듯하다. 내가 홈런 타자도 아니고 구태여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둘 필요가 없었다. 경험이 쌓이면 야구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 더 어려워진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윤은 “소소한 일이라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으니 미안하다. 하지만 더는 떨어질 곳이 없다. 주장 (이) 재원이도 잘 도와주고,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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