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계 걸그룹 가운데 최고의 스타는 블랙핑크다. 지난 달 31일 개최된 블랙핑크의 첫 라이브스트림 콘서트 'YG PALM STAGE - 2021 BLACKPINK: THE SHOW'은 멤버십 가입자 28만 명을 기록했다. 28만이 뭐 그리 대단한 숫자냐고?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에서 멤버십이란 예전의 입장권을 의미한다. 한 번 공연이 28만장 티켓을 판 셈이니 대단할 수밖에.
'THE SHOW'는 직관적인 공연 타이틀명처럼 '아티스트 블랙핑크의 유일무이한 쇼' 그 자체였다. YG표 공연은 온라인 콘서트 시대를 맞이해 이전 무대보다 더 정교하고 화려해졌다. 'Kill This Love', 'Crazy Over You', 'How You Like That', 'Don’t Know What To Do', '불장난', 'Lovesick Girls'로 이어지는 블랙핑크의 히트곡 퍼레이드에 팬덤의 환호를 덧씌우지 못한 게 아쉬울 뿐.
한 편의 명품 뮤지컬을 연상케하는 전개와 연출은 YG다웠다. YG는 일찍부터 음악과 공연, 뮤직 비디오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투자로 유명하다. 그런 YG가 온라인 콘서트에는 더 공을 들이는 모양이다. 수많은 조명을 넘어 물과 불까지 무대 위로 이끌어오면서 글로벌 기획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팬들과 비대면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블랙핑크는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콘택트 방법을 선보였다. YG측에 따르면 카메라의 위치, 화각 등을 다채롭게 구성하면서 실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 분위기를 전달하려 애쓴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온라인 고공비행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블랙핑크는 동영상 플랫폼의 최강자 유튜브에서 지난 2016년 데뷔 이후 온갖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발표하는 곡마다 억 억 억으로 시작해 누적은 수십억이 쌓였다. 또 하나의 유튜브 인기 지표인 구독자 수는 2월초 현재 5680만 명이다. 지구촌 여자 가수 선두에 올라있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한 엔터 시장의 타격을 블랙핑크는 조금도 신경쓸 필요가 없는 배경이다.
그렇게 대단한 블랙핑크의 멤버 수는 고작(?) 4명뿐이다. 적게는 9명에서 많게는 십 수명에 달하는 요즘 K팝 그룹 수에 비하면 한참 적은 숫자다. 여기에는 블랙핑크 탄생 초기에 비화가 숨겨져 있다. 당시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빅뱅처럼 블랙핑크 멤버도 철저한 사내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선발했다. 처음 구상은 7~9인 체제.
YG는 2016년 6월 29일 공식발표 당일 아침까지도 신인 걸그룹의 멤버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매주 한 명씩 얼굴을 비출 때마다 팬들은 얼마나 더 많은 멤버들이 남아 있을지 궁금해했다. 투애니원 대박 이후 YG에서 7년 만에 배출하는 걸그룹이었던데다 꼬박꼬박 7장씩 프로필 사진을 보도자료로 냈기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당시 걸그룹 추세에 따라 멤버 수가 최소 7명 이상 아니겠냐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YG의 선택은 단 네 명이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상 최종 선발에는 단 네 명만이 살아남았고 결국 '4인의 정예' 블랙핑크는 신의 한 수로 작용한 셈이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