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고 투수 같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샘 펄드 필라델피아 필리스 단장은 4일(이하 한국시간) 새롭게 계약한 좌완 투수 맷 무어(32)에 대해 ‘지구상 최고 투수’라는 표현을 썼다. 과거형이긴 했지만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절 ‘특급 유망주’ 무어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2011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무어는 최고 98마일(약 158km) 강속구를 뿌린 왼손 파이아볼러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에 비견되는 슈퍼 유망주였다. 데뷔 시즌을 마치자마자 8년 총액 375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구단의 기대도 컸다.
2012~2013년 각각 11승, 17승을 올리며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성장한 무어. 그러나 펄드 단장이 표현한 ‘지구상 최고 투수’는 되지 못했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하락세를 걸었다. 201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 201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이적하며 ‘저니맨’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무릎 부상을 당한 2019년에는 2경기 10이닝 투구에 그쳤다.
결국 2020년에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일본 명문구단 소프트뱅크 호크스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3경기에서 78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3.69로 꽤 괜찮은 성적을 냈다.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하며 소프트뱅크의 통합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시즌 후 필라델피아와 1년 3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4일 MLB.com 등 미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무어는 “일본 구단, 동료, 통역 등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일본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며 건강을 증명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1년의 기간이었지만 커리어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사장은 “우리는 무어가 팀의 선발진에 들어오길 바라지만 스프링캠프 때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런 놀라, 잭 휠러, 잭 에플린까지 1~3선발 외에 4~5선발 자리를 두고 빈스 벨라스케스, 스펜서 하워드, 체이스 앤더슨과 경쟁한다.
다른 팀들의 제안을 뒤로 하고 필라델피아행을 결정한 무어는 “아주 쉬운 선택이었다. 이 팀에서 더 높은 수준의 경쟁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라델피아는 준비가 잘 된 팀이고, 나 역시 경쟁할 준비가 되어있다. 건강한 몸으로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