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주장 한 곳만 바라본다...책임감으로 뭉치는 ‘개인사업자’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05 13: 10

롯데는 허문회 감독이 부임하고 난 뒤 공식 훈련 시간을 2~3시간 남짓으로 줄였다. 지난해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공식 훈련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공식 훈련 시작 전, 그리고 끝난 뒤 선수들 자체적으로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그 고민을 훈련으로 풀어내는 시간들을 자주 가졌다. 
허문회 감독은 부임 이후 효율적인 훈련에 방점을 뒀고 개개인의 발전이 팀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선수들이 임해주기를 바랐다. ‘개인사업자’라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었다. 야구에 대해 능동적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랐던 것. “감독에게 보여주기 위한 야구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 지난해 스프링캠프 초반 선수들에게 강조한 마음가짐이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 자신들을 위한 야구를 하다보면 팀도 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부임 이후 두 번째 스프링캠프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문화와 생각은 완전히 정착됐다. 
장소가 호주에서 부산으로 바뀌었을 뿐, 훈련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1시부터 공식 훈련을 시작하고 3시간 남짓으로 끝난다. 하지만 11시 이전과 이후에도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자발적으로 훈련한다. 알아서 웨이트장을 먼저 찾아 몸을 만들고, 남아서는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숙소로 돌아선다. 고참인 송승준, 손아섭부터 신인 나승엽까지 가리지 않고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캠프 시작 전에도 선수들은 알아서 자신들의 몸을 챙기기 시작했고 운동에 매진했다. 허문회 감독은 “정말 나무랄데 없이 준비를 잘해왔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허 감독은 비시즌 일부러 야구장을 찾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허문회 감독의 생각에 새로운 주장인 전준우의 마인드도 롯데의 달라진 문화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요소다. 전준우는 주장이 되면서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합숙 생활을 건의했다. 출퇴근보다는 합숙이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데 좀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야구적인 부분에서 생각은 180도 달랐다. 
그는 주장이 선임되고 난 뒤 “선수들 모두 내가 최고가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팀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배팅을 하는 것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서 안타를 생산하는 것이 이길 확률도 높아지고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선수가 주장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주장이라고 해서 다 하는 것 보다 본인이 주장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갖고 행동하다보면 팀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준우도 선수들 개개인의 책임감이 팀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선수들에게 언급하며 허문회 감독의 방향성에 맞춰가고 있다. 
외부에서 보면 개인적인 생각들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령탑과 주장의 일치된 방향성으로 롯데는 올해 더욱 똘똘 뭉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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