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이 아닌 기선겸은 상상할 수 없다.”
배우 임시완이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9초대 활약’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기선겸이라는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든 임시완은 찬사를 받았고, ‘런 온’을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만들었다.
5일 임시완은 OSEN과 서면 인터뷰로 지난 4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 연출 이재훈) 종영 소감 등에 대해 밝혔다.
‘런 온’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보고만 있어도 로맨스가 절로 느껴지는 최강 비주얼 케미, 재미와 설렘을 다 잡은 예측 불가 서사, 그리고 담백한 밀당으로 잠들었던 연애 세포를 몽글몽글 깨우는 대사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 중 임시완은 기선겸으로 분했다. 남들 눈에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완벽해 보였지만, 내면은 황량하고 쓸쓸했던 캐릭터를 특유의 차분한 대사 톤과 표정으로 고독하게 살아왔던 기선겸을 표현했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깨닫는 성장 과정을 보여줬고, 달달하고 애절하게 사랑을 전했던 눈빛으로 ‘임시완표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 “3년 만에 로맨스물, 주변 반응이 굉장히 열렬했어요.”
먼저 임시완은 “무엇보다 '런 온'과 함께해 주신 시청자분들과 감독님, 작가님, 수많은 제작진 분들 그리고 선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촬영이 어느덧 일상적인 일과가 되어 촬영장 출퇴근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했는데, 바빴던 일상에 여유가 찾아오면서 이제야 종영이 실감 나는 듯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시완은 “‘런 온’은 좋은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임한 작품이다. 그 소중한 마음들을 느끼고 시청자분들과 공감하는 것만 해도 저에게 뜻깊은 경험이었다 생각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되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런 온’은 임시완이 3년 만에 출연하는 로맨스물이기도 했다. 임시완은 “어색하다기보단 가족들 포함해서 주변 반응이 굉장히 열렬했다. 다들 내심 제가 로맨스를 하길 바라고 계셨나 봐요. 앞으로도 로맨스나 멜로 작품에 많이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로맨스는 이번 드라마가 거의 처음과 다름없는데,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다. ‘극 중 인물을 위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랑할 때 오는 엔도르핀이나 호르몬들이 작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기선겸, 백마 탄 왕자가 아니었단 게 다르지 않나 싶어요.”
임시완은 극 중 기선겸으로 분했다. 임시완은 “이번 캐릭터 직업이 스프린터기 때문에 자세부터 호흡법 등 기초부터 훈련을 열심히 받았다. 인터벌 훈련과 같이 강도 높은 장면들도 있었는데, 실제 선수와 가깝게 보이기 위해서 자세와 사용하는 근육이 어떤 건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준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시완은 “선겸이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을 가졌다. ‘저렇게 모든 걸 가진 사람이 힘들다고 말하면 보시는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님께 ‘선겸이는 본인의 세계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야 될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어떤 것이 달랐다고 정확하게 짚기는 어렵지만, 선겸이는 백마 탄 왕자가 아니었단 게 다르지 않았나 싶다. 선겸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전형적인 인물’과는 많은 거리감이 있다. 그렇기에 일부러 멋있어 보이려 노력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완은 “초반 선겸이 같은 경우는 캐릭터를 마지막 흐름까지 이어가기 위해서 말맛은 최대한 다른 캐릭터들에 양보하고, 순수한 질문으로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화법을 만들어야 밉거나 가벼운 캐릭터로 보이지 않겠다 생각하기도 했다”며 “선겸은 정말 순수하고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이다. 선겸이 용기 내어 선택한 것들을 존경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선겸이 세상과 동료들, 이성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을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임시완은 “명장면은 다행이라는 상대방의 안부성 말에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라고 되받아 치는 장면이다. 문장의 구성은 틀림없이 완벽하지만 대화 속 알맹이가 없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요즘 쓰는 화법과 맞닿아 있는 점이라 생각했다. 꽤나 인상 깊게 제 머릿속에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세경 덕분에 정서적으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임시완은 ‘런 온’에서 신세경과 함께 ‘겸미’(선겸+미주)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임시완은 신세경과 호흡에 대해 “연기적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했는데, 신세경이 잘 받아준 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임시완은 “(신세경이 잘 받아준) 덕분에 제가 어떤 걸 해도 잘 받아주겠다는 믿음이 초반부터 빨리 생긴 것 같다. 덕분에 정서적으로도 많이 편했는데 그게 드라마로 고스란히 잘 전달된 것 같다”며 “미주와 사랑에 빠지기 전 극 초반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데 신세경과는 많이 친해져서 연기하면서 정서적 거리감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 부분이 오히려 어렵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미주를 연기한 신세경과 ‘어떻게 하면 더 케미를 살릴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 “‘런 온’, 제가 봐도 재밌어요. 안 보셨다고요? 지금 바로 정주행 시작해주세요.”
3년 만의 로맨스물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시완. 그는 “‘런 온’의 ‘기선겸’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이런 정서를 가진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걸 이 드라마를 통해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며 “‘런 온’을 통해 어떻게 기억되기보다는 ‘다른 작품에선 과연 어떻게 연기할까’같은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완은 “‘런 온’은 ‘정신을 맑게 해주는 자연의 소리 같은 드라마’라 정의 내리고 싶다. 제가 봐도 재미있다 ‘런 온’ 아직 안 보셨다면 지금 바로 정주행 시작해 달라”며 “‘우리의 인생에 우리 모두는 주인공이다’라는 모토를 작가님이 이 드라마를 통해 표현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런 메시지를 시청자분들께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임시완은 “새해에도 지금처럼 여러 작품을 열심히 하게 될 예정이다. 가장 빠르게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예능을 하게 됐다. ‘바퀴 달린 집’을 통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저 역시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며 “이 외에도 영화 ‘스마트폰’ 촬영을 앞두고 있고 영화 ‘보스턴 1947’과 ‘비상선언’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