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레코드샵'에 출연 전부터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수능 만점자 김수성, 손수환, 김지훈이 등장했다.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것 같은 수능 만점자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수험 생활, 성적 향상 비법 등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안겼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신비한 레코드샵’(이하 신비한 레코드샵)에서는 2019년도부터 2021년도까지 수능 만점자 3인 김수성, 손수환, 김지훈이 등장한 가운데 수능 만점자인 '그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 학부모인 윤종신과 장윤정은 수능 만점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며 조언을 구하는가 하면, 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규현은 자신의 경험담에 비춰 공감했고, 연예계 대표 ‘뇌섹돌’이자 해외파 웬디는 경험해 보지 못한 대한민국의 입시 이야기가 신기한 듯 몰입해 경청하는 모습으로 재미를 안겼다.
“공부의 재능은 어릴 때부터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수성, 손수환, 김지훈 모두 '그렇지 않다'는 공통된 답을 내놨다. 또 세 사람 모두 주변의 압박을 받지 않았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공부한 케이스였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학원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느껴 혼자서 공부했다”라는 수능 만점자들의 답변에 규현은 “이런 발언은 아빠가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위험하다”며 가족을 챙기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 'SKY캐슬'로 인해 화제를 모은 입시 코디네이터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수능 만점자들 모두 부모님의 개입이 없어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고 하자 장윤정은 안도하며, “연우야 엄마는 너 놓을 거다”라고 공언했다. 그런 장윤정에게 김수성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점수를 많이 잘 받은 편”이라며 “이 정도로 (시험을) 잘 보려면 그냥 놔둬도 공부하는 아이들인 거다”라고 노파심을 드러내 폭소를 유발했다.
수험생 시절 공부 스타일은 수능 만점자 3인이 모두 달라 눈길을 끌었다. 김수성은 1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 '완벽주의 플랜맨'이었고, 손수환은 화장실까지 참아가며 공부하는 '돌진형 스타일'인 반면, 김지훈은 공부가 잘될 때는 빠져서 하고, 공부가 잘 안 되는 날은 잠을 자버리는 등 통째로 하루를 날리는 '천재 스타일'이었다. 김수성은 그런 김지훈에 “이윤열이라고 천재 테란을 보는 느낌”이라며 부러움을 드러냈다.
공부 비법에서도 스터디 플래너를 중요하게 생각한 김수성, 방해 요소를 완벽하게 차단한 손수환, 수능 정리 노트를 만들어 공부한 김지훈 모두 각기 다른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특히 김지훈이 만든 정리 노트를 가슴에 품은 규현은 “갖고서 도망치고 싶다. 어머님들이 비싸게 사실 텐데”라며 탐을 내는 모습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공부 기계'로 오해받기도 한 수능 만점자들의 연애 스토리도 공개돼 흥미를 높였다. “여자친구가 있었느냐”는 윤종신의 돌발 질문에 김지훈은 “고3 때는 없었는데, 그 전엔 있었다. 그 친구가 공부를 위해서 (나를 정리했다)”고 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수성은 “고3 9월부터 사귀었는데, 지금까지도 잘 만나고 있다”면서 2년 넘게 한 여자친구와 연애 중인 사실을 솔직하게 밝혔다.
수학 경시대회 수상자 출신인 규현과 미국 유학 시절 학교 톱 우등생이자 오바마 대통령상을 받은 웬디는 이날 수능 만점자들과 묘한 경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웬디는 영어 프리토킹 공격을 시도했고, 외고 출신인 김지훈은 곧바로 “아유 모르겠어요”라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웬디는 손수환으로 공격 타깃을 변경했지만, 손수환 역시 영어 회화엔 약한 모습을 보이며 만능일 것 같은 우등생의 허당 인간미를 드러냈다.
이어진 '플레이리스트'의 인생곡에서도 수능 만점자들의 각기 다른 성향이 드러났다. 김지훈은 My Chemical Romance의 'Welcome To The Black Parade', The Script의 'The Man Who Can't Be Moved' 등 록 베이스의 두 곡을 인생곡으로 꼽았다. 옛날 감성인 그는 윤종신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까지 언급하며 '찐팬'임을 인증해 윤종신을 흐뭇하게 했다.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손수환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한 뒷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고. 그는 당시 자신에게 위안을 준 인생곡으로 에픽하이의 '빈차'(feat.오혁)와 비와이의 'The Time Goes On'을 꼽았다. 손수환은 규현의 즉석 랩 요청에 게스트 최초로 라이브 공연을 펼쳐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기리보이의 '하루종일(Band ver.)'과 언니네 이발관의 '아름다운 것'을 인생곡으로 꼽은 김수성은 “제가 반골 기질이 있다. 고등학생 때도 남들 듣는 노래는 듣기가 싫었다. 난 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찾은 곡이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 '오늘의 배달송'으로는 웬디가 선곡한 'Higher'와 장윤정의 '막걸리 한잔'이 접전을 벌인 끝에 희소가치가 높은 장윤정 표 '막걸리 한잔'이 채택됐다. 장윤정은 한 번도 불러본 적 없다는 강진의 '막걸리 한잔'을 맛깔나는 라이브로 완성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끝으로 수능 만점자 3인은 다가올 수능 시험을 앞둔 수험생 후배들에게 한마디씩 남겼다. 뼈 때리는 '현실 조언'이 이어진 가운데 김지훈은 “앞으로 나아갈 길이 많기에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다. 서로 응원하면서 따뜻한 말을 주고받으며 지냈으면 한다”는 당부로 감동을 안겼다.
시청자의 사연과 함께 추천곡을 배달해주는 2부 ‘배달gayo’ 코너에서는 SNS 중독인 친구와 애정 표현이 서툰 고1 여학생, 연락에 집착하는 친구에게 배달할 노래 주문이 들어왔다. 특히 SNS 중독 친구로 피해를 본 사연에 규현은 “이런 친구는 손절하는 게 낫지 않나”라는 '칼조언'으로 '손절규' 부캐를 추가, 웃음을 자아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배달gayo-신비한 레코드샵'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