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타석 전 인사가 쑥스러웠던 안영명 "연차가 중요한가요" [오!쎈 기장캠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06 10: 48

“민호가 워낙 예의 바른 친구라…”
KT 최고참 투수 안영명(37)은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해 10월18일 대전 삼성전에서 뜻하지 않게 화제가 됐다. 당시 7회 삼성 타자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춘 뒤 헬멧 창을 잡고 안영명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투구를 준비하던 안영명도 갑작스런 강민호의 타석 인사에 놀랐다. 강민호와 눈이 마주치자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5일 KT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안영명은 4개월 전 이색 장면에 대해 “민호가 1년 후배인데 야구도 잘하지만 워낙 예의 바른 친구”라며 웃은 뒤 “이제 저보다 나이 많은 타자는 5명 정도 될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KT 안영명이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다. / dreamer@osen.co.kr

타자에게 타석 전 인사를 받을 만큼 안영명은 오랜 세월을 지나왔다. 지난 2003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입단한 뒤 올해로 19년차. 아직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가 리그에 10명 있지만 프로 입단 기준 연차로는 이대호(롯데), 김강민(SK), 최형우(KIA) 다음이다. 
하지만 안영명은 나이나 연차를 잊었다. “경기에 들어가면 그런 연차가 뭐가 중요하겠나. 올해는 나도 신인 같은 마음으로 20살짜리 타자가 나오더라도 도전해서 부딪치겠다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다”는 것이 안영명의 말이다. 
KT 유원상-안영명-류희운(왼쪽부터)가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해 시즌 후 한화의 리빌딩 칼바람에 휩쓸려 정든 고향팀을 떠난 안영명은 KT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겨울 무더기 방출 속에서 재취업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선수가 바로 안영명이다. 
그는 “(11월) 방출 통보를 받은 다음날 새벽부터 헬스장에 갔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게을러지기 싫어 운동을 더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몸을 만들었고, 컨디션이 아주 좋다. 캠프 첫 훈련 턴에 불펜피칭을 두 번이나 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유원상, 이보근, 전유수 등 다른 팀에서 부진하던 투수들이 재기에 성공한 기회의 땅이다. 안영명의 KT 이적은 새로운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 안영명은 “이강철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 전 팀에서 방출됐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겠다. 내게는 새로운 시작이고, 나를 받아준 KT에 감사한 마음을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T 안영명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KT의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와 자유로운 소통도 새롭다. 안영명은 “KT는 굉장히 젊고 강한 에너지가 뿜어나는 팀이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호흡도 잘 이뤄진다. 놀라울 정도로 소통이 잘되고 분위기가 좋다”며 “갓 스프링캠프에 온 신인의 기분이다. 매년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지만 올해는 신인 같은 마음으로 도전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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