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투수 훈련법 참조, 돌아온 KT 에이스의 '독학'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06 17: 03

KT의 돌아온 ‘토종 에이스’ 고영표(30)가 사이영상 투수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의 훈련법을 참조하며 복귀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KT에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입단한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는 2018년까지 4년간 149경기 19승29패6홀드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냈다. 2017~2018년 2년 연속 140이닝 이상 던지며 KT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복무를 마친 뒤 팀에 돌아왔다. 
2년의 공백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고영표는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는 “선발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성적이 나지 않은 이유를 생각했다. 나를 변화하고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KT 위즈가 6일 부산시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2021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에 나섰다.KT 고영표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 기간 효율적인 훈련 방법을 스스로 찾아 고민했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야구 트레이닝 센터로 메이저리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드라이브라인’ 훈련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이곳의 훈련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웨이트볼, 플라이오볼 던지기를 하고 있다. 각각 무게가 다른 공을 이용해 관절 가동 범위를 넓혀준다. 
고영표는 “드라이브라인의 훈련 프로그램에 필요한 장비를 사비로 구입했다. 군대에 가기 전 있었던 어깨 통증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며 “사이영상을 받은 바우어가 많이 하는 훈련이다. 거기에 더 매력을 느꼈다. 타격 기술에 비해 투구 기술 발전은 더딘데 뭐라도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독학했다”고 설명했다. 
KT 위즈가 6일 부산시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2021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에 나섰다.KT 고영표가 불펜 피칭을 마치고 포수 장성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고영표의 새로운 시도는 심재민, 이강준, 이상동 등 후배 투수들도 따라할 만큼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후배들이 늘고, 어느덧 만 30세가 되면서 부담도 커졌다. 고영표는 “어릴 때는 즐기려고 했지만 이제 나이가 30대로 접어들다 보니 부담이 커졌다. 2년을 쉬다 왔기 때문에 구단 기대에 맞출 수 있을지 부담도 없지 않다”고 솔직히 말했다. 
입대 전에는 토종 에이스였지만 그가 빠진 사이 KT는 배제성, 소형준이 10승 투수로 성장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꿰찼다. 5선발 자리가 유력한 고영표는 다시 도전하는 입장이다. 2년 사이 팀 뎁스가 정말 좋아졌다. 더 이상 약팀이 아니다”며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치지 않고 몸을 적응시키는 게 우선이다”고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공백기가 있지만 경력이 있는 선수다. 초반에 실전 감각을 찾으면 우리 팀에 든든한 전력이 될 것이다. 제구력이 되고,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계산이 서는 투수”라고 기대했다. 고영표가 제 모습을 보여주면 KT 토종 선발은 리그 최강 수준이 될 수 있다. 
KT 고영표가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던 이 감독과 만남도 고영표에겐 큰 힘이다. 그는 “감독님도 현역 시절 부드럽게 공을 던지는 투수라 나와 잘 맞는 부분이 있다. 부드럽게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며 “준비 잘해서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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