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장인’ 박준태 “(홍)창기가 저보다 잘하죠, 함께 언급돼 신기해”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2.07 12: 11

키움 히어로즈 박준태(30)와 LG 트윈스 홍창기(28)가 새로운 유형의 타격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박준태는 지난해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야구를 그만둘까 고민하던중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고 새로운 기회를 잡으면서 128경기 타율 2할4푼5리(347타수 85안타) 5홈런 29타점 OPS .720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올 시즌에는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1000만원)에 진입했다. 
키움은 박준태의 빼어난 출루능력을 눈여겨봤다. 박준태는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은 .389로 4할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나쁜 공에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으면서 볼넷 비율 14.7%를  찍었는데 3타석이 모자라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40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에서 6번째로 높은 수치다. 

키움 박준태./rumi@osen.co.kr

9번타자로 시작해 시즌 막판 1번타자까지 올라간 박준태는 타격스타일이 비슷한 홍창기와 함께 신개념 리드오프로 팬들에게 소개됐다. 홍창기 역시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스타일로 타율(.279) 높지 않았지만 출루율(.411)은 리그 6위를 기록했다. 
박준태는 “(홍)창기와는 경찰 야구단에서 함께 군생활을 했다. 함께 뛰면서 봤을 때도 창기는 쉽게 잘 안죽는 타자였다. 내가 창기에게 물어본 것도 많다. 대단한 타자라고 생각하고 나보다 잘하는 것 같다”라며 홍창기와 함께 뛰었던 추억을 떠올렸다. 
사실 박준태와 홍창기 같은 유형의 타자들은 그동안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출루율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타율이 낮더라도 볼넷을 많이 얻어 출루율이 높은 타자들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박준태는 “우리 같은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사실 그동안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였어서 작지만 이렇게 이슈가 되고 기사거리가 되는게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시즌 후반 1번타자로 기회를 받은 박준태는 리드오프라는 부담감에 체력 문제까지 겹치면서 1번타순에서 출루율 .36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9번이 심적으로 편하기는 하다”라고 말한 박준태는 “1번타자로 나갔을 때는 살짝 부담아닌 부담감이 있긴 했다. 계속 경기를 나가다보니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대로 쉬운 자리는 아닌 것 같다”라고 1번타자로 나섰던 소감을 전했다.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비결에 대해 박준태는 “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가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타석에서 늘 집중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칠 수 있는 공을 치려고 노력한다. 나쁜 공에 손이 나가지 않으면 볼넷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볼넷으로 일부러 골라내려고 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박준태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자신을 알렸다면 올 시즌은 투수들의 분석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 
박준태는 “어차피 나도 투수도 데이터가 다 있으니가 잘치는 코스와 못치는 코스를 모두 알 고 있다. 하지만 투수도 기계는 아니다. 결국 집중력 승부다. 투수들이 분석을 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키움 외야진은 올해 임병욱이 상무에 입대하지만 베테랑 이용규가 합류했다. 1차지명 유망주 박주홍과 유일한 우타 외야수 허정협도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외야 자원이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를 제외한 두 자리는 경쟁을 통해 주인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원래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캠프에서 열심히 해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진 박준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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