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 보겠다” vs “몇 년 걸릴 것”…티셔츠→온라인 게임으로 꿀케미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07 10: 10

“준태를 게임으로 이겨보겠다.”(댄 스트레일리), “한국에 있으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김준태)
롯데 외국인 타자 댄 스트레일리와 포수 김준태는 지난해 롯데의 화젯거리를 양산한 두 축이었다. 지난해 선발 투수에 따라 김준태와 정보근 포수 조합을 번갈아 활용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일리와 김준태 배터리 호흡을 거의 맞추지 않았다. 케미스트리를 발산할 접점이 없었다. 
그러나 시즌 중 스트레일리는 김준태의 진지한 표정을 재밌어 하는 눈치였고 김준태 티셔츠까지 손수 제작했다. 스트레일리는 자신이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 자리에도 등장하는 등 김준태를 향한 애정을 과시 했고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구단 차원의 마케팅으로 이어지게 됐다.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서 멀리 있었고 표정의 변화도 많지 않았던 김준태는 동료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거듭났다. 김준태도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주전 포수로 도약하는 시즌을 만들었다.

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다.경기 시작을 앞두고 롯데 외국인투수 스트레일리가 김준태 티셔츠를 입고 훈련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해 ‘티셔츠’로 발휘한 케미스트리는 이제 취미생활인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캠프 합류 직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컴퓨터를 들고 왔다. 김준태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을 잘 한다고 하더라. 게임으로 이겨보겠다고 말해줬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트레일리의 도전장에 김준태의 반응은 한마디로 ‘대수롭지 않다’였다. 김준태는 “아마 나를 이기려면 한국에서 몇 년 걸릴 것이다. 쉬운 게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준태는 해당 게임 팀 내 랭킹 1위로 알려져 있다. 자부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지난 겨울 동안 열린  야구선수들의 LoL 대회에도 김원중과 함께 롯데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김준태 입장에서는 스트레일리의 도전장이 가소로울 수 있다.
게임으로 유쾌한 ‘케미’를 과시한 두 선수다. 그러나 모두 스프링캠프는 진심으로 준비했고 올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변화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들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투수 기록 모든 부문에서 1등을 하고 싶고 팀의 우승까지 이끌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준태는 “더 잘해야 한다는 걱정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가을야구를 못 가니까 짜증이 났다. 아직까지 가을야구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 작년보다 잘해서 5강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스트레일리의 첫 불펜피칭 배터리 파트너도 김준태였다. 김준태는 “공을 많이 안 던졌다고 하는데 작년보다 공이 빨리 오는 것 같다.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해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티셔츠에서 올해는 게임으로, 두 선수가 만들어나갈 ‘꿀케미’의 스토리는 얼마나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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