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정근우→이주형’, 정주현은 올해도 2루 ‘생존왕’ 될까 [한용섭의 BASE]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2.07 10: 41

LG 오지환(31)은 스프링캠프 첫 날 인터뷰 도중 “내 친구 (정)주현이 기 살려주세요. 기사 하나 안 나오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입단 동기 정주현(31) 응원에 나선 것. 2009년 오지환은 1차 지명, 정주현은 2차 5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LG의 포지션 중 제일 약한 포지션으로 2루수가 꼽힌다. 정주현은 최근 3년 동안 LG에서 2루수로 가장 많이 출장한 ‘주전’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팀 2루수와 비교대상이 되며 입지가 탄탄한 편은 아니다. 
LG팬들의 눈에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지만, 정주현은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LG 주전 2루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 트윈스가 경기 이천시 대월면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 LG 정주현이 미소를 짓고 있다./ksl0919@osen.co.kr

정주현은 프로 데뷔 후 1.5군을 전전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16시즌 99경기 가장 많이 출장했다. 그러나 2017시즌 단 15경기 출장에 그쳤다. 게다가 수비는 내야수가 아닌 외야수로 출장했다. 2016년까지 2루수로 뛴 그는 2017년 강승호, 손주인에 밀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면서 주로 2군에 머물렀다. 
2018시즌, 정주현의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왔다. 극적으로 다시 2루수 기회가 왔다. 개막전부터 2루수로 나선 강승호(현 두산)는 4월말 타율 1할대로 떨어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박지규가 2루수로 나섰으나 빈타와 실책으로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3번째 대안으로 외야수로 전향해 대주자로 출장하던 정주현에게 2루수 기회가 주어졌다. 정주현은 비교적 안정된 수비와 하위타순에서 곧잘 타점도 올리면서 기회를 살렸다. 이후 강승호가 SK로 트레이드되면서 2루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다졌다. 115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6홈런 31타점 48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렇게 극적으로 2루수 자리를 꿰찬 정주현은 2019년에도 주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LG는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2루수 정근우를 영입했다. 정주현은 공격력이 좋은 정근우와 경쟁 구도에 놓여졌다. 
두 선수 모두 경쟁이 아닌 ‘시너지 효과’를 말했지만,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했다. 시즌 초반에는 정근우가 2루수 선발 출장 기회를 많이 잡았으나, 점점 정주현이 2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정근우는 수비 실책이 많았고, 기대했던 타격에서도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정주현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정근우에게 판정승하며 주전 2루수를 수성했다. 
# 정주현의 최근 3년간 2루수 출장 이닝
2018년 765⅓이닝 / 강승호 266이닝, 박지규 128⅓이닝
2019년 972이닝   / 신민재 133이닝, 윤진호 101이닝
2020년 896이닝 / 정근우 251이닝
2021시즌, 정주현은 이번에는 신예의 도전장을 앞두고 있다. 2년차 이주형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주형은 지난해 2차 2라운드로 입단,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 타율 3할5푼6리 4홈런 22타점 OPS 1.09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대주자 요원인 신민재도 2루 백업이다. 
차명석 단장은 이주형에 대해 “타격만 보면 매력 있다. 수비에서 2루 수비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송구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는데, 수비만 되면 박민우처럼 커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장 올 시즌 잠재력이 터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류지현 감독은 취임 인터뷰에서 “우리 팀 2루수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루 포지션에 대해 “지난해처럼 2명을 번갈아 쓸 수도 있고, 주전-백업으로 구분해 커버할 수도 있다. 캠프를 진행하면서 방향성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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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주형이 류지현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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