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기수' 안경 에이스, 4년 만에 10승 투수가 될까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07 14: 04

 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은 최근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투수진의 버팀목이 됐던 이명우, 손승락, 송승준이 모두 은퇴를 선언하거나 예고한 상태다. 그리고 이 자리를 최준용, 서준원, 이승헌, 박진형, 구승민, 김원중 등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젊은 투수들이 모두 1군 투수진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제는 토종 선발진의 대들보가 되어야 하는 박세웅(26)도 세대교체의 대표적인 기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되어 온 뒤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트레이드 직후 베테랑 좌완 이명우와 함께 치킨을 먹으며 체중 증량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손승락, 송승준 등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하면서 투수로서 새겨야 할 정신들을 가슴 속에 새겼다. 
박세웅은 “많이 의지를 하고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선배님들이다. 다른 선배님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많이 힘들고 어려웠을 때 찾았던 선배님들과 이제는 함께 야구를 못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고 곱씹었다.

롯데 박세웅이 불펜 피칭을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그러나 이제 선배들의 자취가 옅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떠나는 선배들의 뜻과 정신을 받들기 위해 박세웅 자신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이 활약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김)원중이 형, (박)진형이 형 등 또래 투수들과 '이제는 우리가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팀 성적도 올라갈 수 있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며 “투수진에서 우리가 해줘야 하는 위치가 됐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018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받았고 지난해 다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8경기 8승10패 평균자책점 4.70(147⅓이닝 77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2017년 12승 이후 가장 많은 승수였다. “규정이닝을 채우고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부상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 긍정적인 신호였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은 아쉬운 점. 개막이 늦어지면서 3~4월 쾌조의 페이스가 주춤했고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페이스 조절과 함께 힘의 피칭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함께 깨달았다. 그는 “지난해 캠프와 연습경기 페이스가 워낙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5월 개막으로 페이스가 나빠졌다. 하지만 페이스 조절에 대해 많이 깨달았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많이 생각했다. 또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 시즌이었다”고 답했다. 
휴식과 체력, 두 가지 키워드 모두 지난해 느낀 점과 연계가 되는 부분이다. 정규시즌을 온전히, 꾸준하게 소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얻었다. 정규시즌 종료 후 한 달은 온전히 휴식하며 몸을 회복한 뒤 운동에 돌입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을 많이 강조하셔서 근육량과 체중을 많이 늘렸다. 체력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많이 준비를 했다.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체중 스트레스 없이 조절도 가능하다. “이제는 체중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지난해 83kg에 시즌을 시작해서 77~78kg으로 마감했다. 올해는 근육량도 늘렸고 식단 조절도 하면서 87kg까지 찌웠다. 시즌을 시작하면 빠지는 체질이다”는 박세웅이다.
지난해 전반기(ERA 5.00)보다 후반기(ERA 4.42)에 성적이 좋아진 이유는 체인지업, 투심 등을 구사하며 완급 조절을 터득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임시방편으로 한 경기 한 경기를 막는 시즌이었다”고 말한다. 경기 플랜에 여유가 없었다는 반성.
올해는 확실한 결정구라는 방향성을 갖고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여러가지 구종을 던지기 보다는 내가 원래 갖고 있는 구종들을 확실하게 던지면 타자들과 승부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수코치님과도 상의를 했고 내 장점을 살리는 피칭이 중요하다”며 “내 최고의 구종은 포크볼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해는 잘 안돼서 다른 구종들을 던졌다. 이제는 여러 구종을 던지기보다 포크볼을 좀 더 가다듬고 확실한 결정구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겨울부터 진행된 모든 과정은 결국 가을야구를 향한 준비이기도 하다. 그는 “더 많은 이닝을 던져서 선발 투수의 몫을 하고 가을야구를 가는 것이 저의 목표다”며 “누가 봐도 우승을 못하는 전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는 정말 우승을 위해 야구를 하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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