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아들 향한 아버지 김기태 조언 "예의범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07 12: 02

“예의범절 지켜라.”
신인 외야수 김건형(25)은 부산 기장군에 마련된 KT 스프링캠프에서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훈련 중 이동할 때도 걷지 않고 항상 뛰어다닌다. 군기가 바짝 든 모습에서 영락없는 신인의 티가 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미국에서 야구를 해온 김건형이지만 한국의 문화에 빠르게 적응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김건형은 “아버지가 가장 먼저 해주신 말씀은 예의범절이다. 팀의 막내인 만큼 예의를 항상 지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KT 신인 김건형이 수비 훈련을 위해 뛰어서 이동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야구인 2세 선수인 김건형의 아버지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2군 수석코치로 부임한 김기태(52) 전 KIA 감독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때부터 김 전 감독의 아들로 이름을 알렸고, KT에 2차 8라운드 전체 75순위로 지명을 받아 아버지에 이어 프로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가을 익산에서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김건형은 기장 스프링캠프에도 깜짝 합류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김기태 감독 아들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공을 치는 모습이 좋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코치들이 좋게 봤다. 타격뿐만 아니라 주루와 수비도 생각보다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기태 전 감독 /ajyoung@osen.co.kr
김건형은 “1군 캠프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기쁘다.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모든 면에서 열심히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완해야 할 게 많아 갈 길이 멀다”며 주변의 관심에 대해서도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도 아들의 지명 후 여러 매체로부터 동반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정중하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도 원치 않지만 야구 실력으로 먼저 보여줘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KBO리그의 전설적인 왼손 거포 출신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명장이지만 야구의 기술적인 부분은 아들에게 조언하지 않았다. 김건형은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안 하신다”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셨다. 훈련을 하러 간 것이고, 아침 일찍부터 몸을 써야 하니 몸의 리듬이 오전에 맞춰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KT 신인 김건형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번 캠프에서 강한 백업 만들기를 핵심 과제로 정한 KT에서 김건형은 외야 후보 중 하나로 분류된다. “타격 능력을 어필하려 한다. 팀에 언제든지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 김건형은 롤모델로 일본 강타자였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꼽으며 “매순간 세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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