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허리 수술’ 극복한 투수, '일주일 1회 선발' 목표..."작년보다 10이닝이라도 더..." [오!쎈 이천캠프]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2.08 10: 12

LG 정찬헌(31)은 조금 과장돼 말하면 선수 생명이 끊어질 뻔한 위기를 딛고 일어섰다. 정찬헌은 올 시즌 ‘일주일 1회 선발 등판’을 목표로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9시즌, 정찬헌은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4월말까지 9경기에서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재발돼 쓰러졌다. 
2번째 허리 수술를 받아야 했다. 정찬헌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수술을 했고, 두 번째 허리 수술이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허리 수술 때 너무 힘든 기억이 많았다. 마운드에서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됐다”고 고백했다. 

정찬헌 /orange@osen.co.kr

힘든 재활을 견뎠고 2020시즌 재기에 나섰다. 재활에는 성공했으나, 한 번 던진 후에는 회복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선발투수로 보직을 전환하는 도전을 했다. 정찬헌은 “지난해 변수가 많았다. 불펜투수에서 12년 만에 선발투수로 바꿔야 했고, 선발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9경기에 선발 등판,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10⅓이닝을 던졌고, 프로 첫 완봉승도 달성했따. 3점대 평균자책점(40이닝 이상)도 프로에서 처음이었다. 두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가장 불안한 몸 상태에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낸 것이다. 
정찬헌은 “한 번 던지면 최소 2~3일은 회복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래서 LG 코칭스태프는 정찬헌을 10일에 한 번 선발로 등판시켰다. 올해 LG의 가장 큰 숙제는 정찬헌과 2년차 이민호의 선발 등판 간격이다. 
정찬헌은 지난해 전반기에는 10일 로테이션으로 던지다가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후반기에는 등판 간격을 7~8일로 줄여서 던지기도 했다. 
정찬헌은 올 시즌 등판 간격에 대해 “시즌을 들어가 봐야 알 것 같다. 일단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나를 어떻게 기용하는지가 우선이다. 몸 상태가 안되는데 내가 고집해서 5일 로테이션을 할 것은 아니고, 코칭스태프와 같이 의논하고 소통해서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찬헌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목표는 ‘주 1회 등판’이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것이 목표다. 화요일에 던진다면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등판하지 않고 주 1회 선발 등판을 올 시즌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에 한 번 던지면 팀에 마이너스 보다는 플러스가 많다고 본다. 한 번 던지고 10일을 엔트리에서 빠진다면 다른 임시 선발이 필요할거다. 기복없이 주 1회 등판을 꾸준히 한다면 팀에 좋을 거라 본다. 선발진이 고정적으로 어느 정도 버티고 가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고 설명했다. 
정찬헌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것을 반겼다. 수술 받은 허리는 미국이나 호주 등으로 해외 캠프를 갈 때마다 고역이었다. 그는 “장거리 비행을 안 해서 좋다. 호주나 미국으로 캠프를 가면 시차 적응도 문제지만, 비행 동안 하지 쪽으로 붓는다. 몸에 부기가 빠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첫 2턴 동안은 적응에 고생하고, 캠프 중반 쯤에서야 정상 컨디션이 되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찬헌은 승리, 평균자책점 등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선발 투수로는 신인과 같은 입장이다.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는 것처럼, 작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대 타자들도 나를 분석하고 들어올 것이다. 내 패를 어느 정도 보여준 입장이라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개인 목표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뛰며 팀에 헌신하는 것이다. 작년보다 2~3경기 더 많이, 10~20이닝 더 먹어주는 것이다. 규정 이닝을 안 채워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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