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때부터 연기하는 것이 꿈이었다."
박정화는 8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용루각2: 신들의 밤’(감독 최상훈) 개봉 인터뷰에서 연기자 전향 후의 심경과 향후 연기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 영화 데뷔 뿐만 아니라 연극까지 다양한 무대를 오가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박정화였다.
박정화는 걸그룹 EXID 활동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지난 2019년 팀을 떠나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오랜 목표였던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수 활동에는 잠시 쉼표를 찍은 것. 그리고 연기자로 전향한 박정화는 ‘용루각’ 시리즈로 지난 해 스크린에 데뷔하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용루각: 비정도시’에 이어 ‘용루각2: 신들의 밤’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된 박정화는 “연기하면서 영화로 먼저 인사드리게 될 거라고 예상을 못했다. 전향 후 스크린 통해서 오피셜한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더 뜻 깊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먼저 밝혔다.
이어 박정화는 “촬영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정말 돌이켜 생각해봤을 때 후회되는 부분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또 박정화는 첫 영화 촬영 에피소드에 대해서 “내가 영화 촬영을 처음 해서, 촬영하다가 식사 시간이 되면 감독님, 배우들과 항상 밥을 같이 먹었다. 또 촬영이 끝나면 촬영장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랬다. EXID 활동할 때 멤버들에게 느꼈었던 ‘우리가 하나다’라는 느낌을 멤버들을 통해서만 느꼈었는데, 이번 ‘용루각’ 촬영을 하면서 진짜 한 배에 탄 나랑 같은 동료라는 감정을 느끼는 게 처음이었다. 그런 게 흥미로웠다”라고 밝혔다.
‘용루각2: 신들의 밤’은 지난해 12월 개봉된 영화 ‘용루각: 비정도시’의 후속작으로,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중국집이지만 실제로는 법이 심판하지 못한 사건들에 대해 정의의 판결을 내리는 자경단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느와르다.
이번 편에서는 사라진 소녀의 실종사건을 둘러싼 비밀조직 용루각 멤버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가상의 신흥 종교라는 현실적 소재를 더해 더 강렬해진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박정화는 사건 의뢰에 대해 작전을 짜고 지령을 내리는 강단 있는 캐릭터 지혜 역을 맡았다.
박정화는 ‘용루각’ 출연에 대해서 “일단 ‘용루각’을 처음에 감독님과 오디션을 봤었다. 감사하게 출연을 하게 됐다. 일단 캐릭터적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이 들었고, 내가 원하는 액션 영화의 해결사, 작전을 짜고 지시하고 그런 것들이 내가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혜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서 “일단 결단력이 빠르다기보다 내 결정에 확신이 있고, 확고한 깡이 있는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라며, “좀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도 털털하고, 남자 동료들과 거리낌 없이 편하게 잘 지내는 모습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신중하게 생각을 많이 하는 고민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지혜는 좀 더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결정 같은 것에 있어서 그렇게 고민을 많이 하고 주저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 부분은 좀 다르더라”라고 덧붙였다.
용루각 멤버들 중 유일한 여자 캐릭터인 만큼 박정화는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랐다. 그래서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촬영했다고. 박정화가 팀워크에 중점을 둔 만큼 실제로 배우들의 사이 역시 매우 좋았다. 스크린 데뷔작인 만큼 긴장한 박정화를 동료 배우들이 세심하게 챙겼다는 후문. 박정화는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박정화는 “실질적인 것부터 사소한 배려까지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일주 오빠는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알아야 하는, 알면 좋은 팁도 많이 알려주고 연기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다. 영화의 주인공이고 하다 보니 책임감 있게 동료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줬다”라고 말했다.
또 “배홍석 오빠는 에피소드가 있다. 내가 용루각 중국집 안에서 술 한 잔 하면서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용태와 지혜만 남아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촬영 전에 내가 너무 긴장했는지, 부담이 됐는지 살짝 체한 것 같은 느낌이 나고 그랬다. 배홍석 오빠가 마사지 같은 걸 잘한다고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나를 많이 다독여준 기억이 있다. 함께 촬영하는 동료에 대한 마음, 애정, 배려가 너무 느껴졌다. 그런 부분으로 너무 고마웠다. 결국 촬영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고마워했다.
‘용루각’의 지혜 캐릭터는 지난 1편에 비해 2편에서 좀 더 역동적이고 적극적이 활약이 돋보인다. 박정화 역시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박정화는 전편과의 차이점에 대해서 “캐릭터로 따지면 1편에서는 지혜가 사건 해결에 있어서 적극적인 활약이 보이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도 없고, 팀과 그 안의 팀원들을 관리하고 더 뭉치게 하고 그런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2편에서는 지혜가 현장에 투입도 되고, 실질적으로 해결사로서 활동하는 것들이 많이 보여져서 좀 더 장르적인 특성이 드러나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사이비 종교를 처단하는 사건 스토리가 중요하게 자리 잡혀 있기 때문에 더 장르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도전한 영화, 많은 호기심을 가졌던 만큼 박정화는 이번 현장에서 배운 점도 많았다. 박정화는 “영화를 보고 나서 그냥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실 우리가 촬영하는 동안에 모니터를 거의 하지 않았다. 모니터를 잘하지 않은 채로 그냥 촬영을 진행했었다. 나는 영화 촬영이 처음이다 보니까 모니터하지 않고 감독님 디렉션에 맞춰서 연기하고 촬영하는 게 거리낌 있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촬영을 다 끝내고 영화를 보고 나서 그렇게 모니터를 보지 않고 촬영하는 순간에 푹 빠져서 연기했던 게 내 스타일에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모니터를 매 테이크마다 하고 보면서 촬영했다면 촬영하는 기간의 기억이 나에게 좋게 남지 않았을 것 같다. 다 쏟아붓지 못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냥 감독님과 함께 하는 배우들과 그 사람들을 믿고 촬영했던 게 내가 다른 부분으로 신경 쓰지 않고 지혜로서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용루각’을 통해서 배우 박정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지만 팬들은 여전히 EXID로서 무대에 서는 박정화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박정화 역시 여전히 노래하는 것도, 음악 작업하는 것도 좋아하는 만큼 생각이 들면 언제든 다시 가수 활동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 그렇지만 지금은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박정화는 “지금은 배우로서 활동하는 게 가장 큰 나의 목표, 내가 갈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연기 활동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라면서도, “아직도 노래 부르는 건 너무 좋다. 내가 음악 작업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한다. 함께 작업하는 작곡가 언니도 있고 한데, 언제든 음악 만들고 싶다, 노래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도전하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박정화는 EXID 활동에 잠시 쉼표를 찍고, 배우로 전향한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에 대해서 박정화는 “나는 아홉 살 때부터 연기를 하는 것이 내 꿈이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연기 활동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컸다. 그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 좀 충족이 되면 그때는 다른 쪽 활동도 생각해 볼 것 같은데, 지금은 그 갈증을 푸는 게 좀 많이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 부분 때문에 연기자로 전향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EXID 완전체는 언제든 볼 수 있다는 마음. 박정화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 모두 EXID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으로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고.
박정화는 “EXID 완전체는 볼 수 없지 않다”라고 말하며, “우리가 끊임 없이 EXID라는 그 집을, 내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그 집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각자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좀 즐기다가 언제든지 돌아오고 싶다,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멤버들과 함께 EXID 활동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각자 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ID 완전체를 절대 볼 수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 여전히 마음으로 끈끈한 멤버들이었다.
박정화 뿐만 아니라 EXID 멤버였던 하니 역시 안희연이라는 이름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걸그룹 시절부터 오랫동안 함께 꿈을 키워온 하니는 박정화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료.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만큼 요즘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응원한다고.
박정화는 “희연 언니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도 자주 본다.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게 됐으니까, 또 이전에도 가수 활동을 함께 했었고, 그래서 출발할 때 그 환경이 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기 활동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에게 힘을 얻고 서로 공감도 많이 해준다. 그러면서 위로도 많이 얻고, 정말 많은 것을 나누는 것 같다. 연기적인 부분으로도 고민이 생기고 혼란스러운 부분이 생기면 언니에게 자문을 많이 구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고 굉장히 재미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정화는 “지금은 EXID로서 활동하는 그런 그림, 각자 상상하고 있는 우리 다섯 명의 모습은 정말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각자 집중하고 있는 활동이 있기 때문에. 향후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기보다는 각자 하고 있는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준다. 현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정화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정화는 같은 과정을 겪었을 이들을 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고 힘을 받는다고. “모두 너무 대단하다”는 것이 박정화의 속마음이었다.
박정화는 “나는 아이돌 활동을 하다가 배우로 전향하고 활동해보니까 나는 그냥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다 너무 대단해 보이더라. 누구 한 명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분들이 각자 매력을 잘 살려서 열심히 노력해서 발전해 나가면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고 어떤 동지애 같은 것도 느껴진다. 알지 못하는 분이더라도 TV나 스크린으로 보면서 마음이 많이 가더라. 아이돌 출신 모든 분들이 너무 존경스럽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또 박정화는 배우 활동의 롤모델에 대해서는 “한 명을 딱 꼽기가 어렵다. 나는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기 보다 굉장히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장르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연기를 자유롭게 어디서든 언제든 누구와 있는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벌써 데뷔한 지 10년 가까이 된 박정화,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만큼 당분간 연기자로서 꿈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는 마음. 박정화는 ‘용루각’에 이어 연극 ‘신바람 난 삼대’로 무대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를 놓치면서 활동하고 싶지 않다”는 박정화, 오랜 꿈을 위해 가수에서 연기자로 새롭게 시작한 만큼 찬란하게 펼쳐질 행보가 기대된다.
‘용루가2: 신들의 밤’은 오는 10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그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