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에게 절대 깨서는 안될 금기가 두 가지 있다. 수능과 병역의 비리다. 온 국민이 이 문제에서만큼은 누구나 평등하길 원하고 공정해야 된다고 믿는 까닭이다. 연예인 특혜? 수능과 병역에서 자칫 꼼수라도 부렸다가는 평생 족쇄를 차고 살아야 한다.
단적인 예로 스티브 유, 유승준을 들 수 있다. 그는 대한민국 남아로서 병역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국적을 취득, 군대에 가지 않았다. 이후 수십년 동안 그는 한국 땅에 발도 못 붙이고 있다. 병역 비리에 관련된 다른 톱스타 사례도 많은데 왜 유승준만 괘씸죄냐고? 다른 이들은 대다수 죄상이 밝혀진 뒤 자의반 타의반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일단 군대밥을 먹으면 용서되거나 잊혀지지기도 한다.
유승준은 아예 사죄의 방법이 막힌 케이스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가 이제 병역을 마칠 방법은 없다. 입으로 백날 "왜 나맞 갖고 그래"를 떠들어봐야 소용없다. "그냥 거기 살아"라는 게 여론의 답변이다.
수능도 마찬가지. 다른 학생들과 공정하게 입시 경쟁을 통해 대학문을 밟겠다고 했다가 막판 변심으로 특례 입학을 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꽤 오랫동안 '수능' 후유증을 앓았다. 일부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차라리 마약이나 도박, 형사 사범들은 사죄하고 뇌우치면 자숙 기간 뒤에 복귀가 이뤄졌지만 수능과 병역 비리의 골은 깊고 또 깊을 뿐이다.
요즘은 미투에 이어 학폭이 연예인 금기 조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스트롯2'의 진달래는 학폭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자진 하차했고 '싱어게인' 요아리는 논란 자체를 부인한 뒤 경연을 마쳤다.
기획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무리 유망한 청춘스타라도 학폭에 걸리면 일단 '게임 오버'로 본다. 왜 그럴까? 폭력과 학대로 상처 받은 피해자에 비해 학폭 가해자들은 경미한 처벌에 그치거나 별다른 제재없이 세상을 활보하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꽤심죄가 몇 배로 더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청소년 범죄의 잔혹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취재의 소년법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행 법규에는 19세 미만의 소년(소녀)는 일반적인 범죄 사건을 저지를 경우 보호 처분에 그치도록 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사건(학폭)은 아예 학교 측에서 쉬쉬하고 아무런 조치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할 것으로 보인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거나 피해자에게 사죄해서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다. 그래야 나중에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도 다시한번 진심으로 머리 숙일 때 죄값을 줄일수 있다. 학폭의 문제는 이런 정화 과정없이 땅속에 묻혔다가 어느 순간 밝혀지니 대중의 분노가 더 심하지않나 싶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