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놓치지 않아” 깨달음 얻은 허문회호 황태자의 반성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10 11: 02

“그동안 나는 준비가 소홀했다. 늦었지만 많이 깨달았고 이제 내 자리를 놓치기 싫다.”
허문회 감독이 부임하고 완벽하게 탈바꿈하고 재발견을 한 선수는 단연 정훈(34)을 꼽을 수 있다. 정훈은 지난해 111경기 타율 2할9푼5리(410타수 121안타) 11홈런 58타점 OPS .809의 기록을 남겼다. 2014~2016시즌 주전 2루수로 활약했지만 주전 자리를 내놓았고 4년 만에 다시 풀타임 선수로 발돋움했다. 허문회호의 늦깎이 황태자 칭호를 듣기에 충분했다. 허문회 감독을 만나고 정훈은 다시 날개를 달았고 이제는 내야와 외야 모두 없어서는 안될 전천후 선수로 거듭났다. 
정훈은 스프링캠프 두 번째 턴인 5~7일 열린 훈련 모두 참가하지 않았다. 중이염 증세로 병원 신세를 졌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고 지난 9일 세 번째 턴 개시날 훈련에 복귀했다. 허문회 감독은 “너무 열심히 준비를 해서 그런 것 같다”며 정훈의 투혼을 잠시 말리며 휴식을 부여했다. 정훈은 “귀를 잘 못 파서 그런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정훈을 향한 허문회 감독의 신뢰를 알 수 있었던 대목.

연장 10회말 2사 1,2루 롯데 정훈이 끝내기 스리런을 떄린 뒤 허문회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민병헌의 뇌동맥류 수술 이탈로 중견수 출장 비중이 더 높아질 시즌이다. 그는 “외야가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타구 포착 후 점프 타이밍 등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며 “내 자리는 정확하게 없다. 내야든 외야든 내가 팀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훈이 달라지게 된 계기는 뒤늦게나마 루틴을 찾은 것이었다. 루틴은 허문회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는 “작년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 야구장에서 열심히 안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소홀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적을 떠나서 루틴이나 시합 외적인 시간들에 대한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 늦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성취감이 엄청 컸다”고 밝혔다.
지난해 커리어의 분수령과 같은 시즌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크게 욕심 부리지 않는다. 정훈의 트레이드마크인 큰 동작의 스윙폼과는 정 반대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야만 어렵게 찾은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그는 “지난해 다시 경기를 많이 나가게 됐기 때문에 내 자리를 내주기 싫다. 내가 이 곳에 있는 이유는 경기를 뛰기 위해서다”면서 “못하면 경기에 뛰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하는 것은 똑같이 하고 마음을 더 내려 놓고 있다”고 강조하며 올해 다시 한 번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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