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공포증→故 박지선" 유아인·라미란·박정민, 웃음과 눈물의 소감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1.02.10 15: 34

"배우로 사용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 9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41회 청룡영화상'이 진행된 가운데 지난해를 빛낸 영화 스타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배우들은 저마다 감격의 소감을 전하며 감사를 표했지만 특히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인 유아인과 라미란,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은 인상적인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OSEN=사진팀]사진=스포츠조선

[OSEN=사진팀]사진=스포츠조선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말 한 마디 없이 오직 눈빛과 표정, 몸짓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유아인은 이날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먼저 그는 "최근에 이병헌 선배님과 '승부'라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무대 공포증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눈적이 있다. 엄청난 선배이신 이병헌 선배님도 무대에 올라오면 너무 긴장되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관객분들과 배우분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지 우리가 얼마나 좋은 말을 전할 수 있을지 무대의 무게가 무겁다고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들으면서 참 못했던 그동안의 제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위로도 했다. 여기 계신 많은  선배님들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여러분들이 곧 제 영감이었다. 제가 배우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오랫동안 제 앞을 지켜주셨던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소리도 없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던 중 유아인은 "저 또 이러고 있다. 저 아니면 누가 웃겨요. 제가 해야죠"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어디에서든지 어떤 분들에게든지 사용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마음껏 가져다 써달라. 배우로서 살아가겠다"는 강렬한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OSEN=사진팀]사진=스포츠조선
라미란은 반전의 여우주연상 주인공이 됐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3선 국회의원 주상숙으로 분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그는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무대에 오르자 마자 "저한테 왜 이러세요. 사실 코미디 영화라서 노미네이트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왜 상을 주고 그러세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작년에 우리가 너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작은 웃음이라도 드린 것에 많은 의미를 주시지 않았을까 싶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청룡에서 코미디 영화가 상을 받다니 정말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라미란은 "아마도 '정직한 후보' 속 주상숙이라면 이런 수상소감 했을 거 같다. '배우라면 주연상 한 번쯤은 받아야죠?' 좀 웃으시라고 한 건데..지금 랜선에서는 난리가 났네요"라며 "정말 죄송하지만 내년에도 여러분들의 배꼽 도둑이 돼보겠다"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OSEN=사진팀]사진=스포츠조선
한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트랜스젠더 유이 역을 맡아 반전의 연기를 펼친 박정민은 이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날 그는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절친한 친구였던 故 박지선을 향한 소감을 전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박정민은 "만약 내가 이 마이크 앞에서 딱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면 딱 한 분이 떠올랐다. 사실 이 얘기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이 영화를 촬영할 때 나한테 항상 '괜찮냐'고 물어봐 준 친구가 한 명 있다. 늘 나의 안부를 물어주고 궁금해주던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직 그 친구를 보내지 못 했다.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보고 있는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얘기하고 싶다. 더욱 노력하는 배우되겠다"고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이외에도 이날 '청룡영화상'에서는 '버티고' 유태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강말금이 신인상을 수상했고, '남산의 부장들'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으며, 각본 및 감독상은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에게 돌아갔다. /mk324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