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나쁜X'이 되더라도, 쌀국숫집이 가격 올려야하는 이유 ('골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1.02.11 04: 56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이 이례적으로 가격인상을 제안한 베트남 쌀국숫집이 그려진 가운데, 많은 시청자들도 사장을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10일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강서구 등촌동 골목이 그려졌다. 
이날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나는 베트남 쌀국숫집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쌀국수 강국인 베트남과 라오스, 태국에 공통점에 대해  "따뜻한 기후 덕에 쌀 농사가 잘 되고, 쌀국수가 많은 것"이라 설명했다.

베트남 쌀국수 사장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지답사까지 다녀오는 등 창업 입문자의 정석을 보였다.  사장은 요식업 모범생이지만 하루 14시간 동안 장사를 하고 있음에도 매출이 저조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점심시간이 되자, 젊은층 손님들이 하나둘씩 모였고 맛에 대해 다양한 평들이 전해졌다. 백종원이 원인을 찾기위해, 성실의 아이콘인 사장을 직접 찾아갔다. 
직장생활을 했다는 사장은 직장 퇴사후 전세금을 낮춰 두 번이나 이사한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두 아이의 아빠로 무거운 책임감을 보인 사장이 눈시울을 붉혔고, 김성주는 이를 공감하며 가장 힘든 것을 물었다.
사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하는 생활"이라면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려 가게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가족들과 시간이 줄어든  상황"이라 전했다.
힘에 부치는 현실을 딛고 꿈꾸는 미래를 묻자 사장은 "회사를 나온 이유 중 첫번 째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하는 건데"라면서 "아이들과 놀러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해, 여건이 더 나아진다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게 첫번째 목표"라 말했다. 이어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시골에 계신다, 넓은 집을 얻어 어머니를 모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전했다. 
백종원이 시식했다. 백종원은 과거 미국에서 쌀국수 집도 했다면서 한 번 맛 보더니 "기쁜 얘길 못할 것 같아 (난감하다)"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가 아니라 그냥 맛있는 쌀국수"라고 했다. 
백종원은 "베트남에서 먹었던 고기향이 가득한 맛을 기대했으나 뷔페에서 먹는 인스턴트 맛이 나는 느낌"이라 평했다. 세계 어디를 가든 베트남 쌀국수는 고기향이 대부분이라고. 
백종원은 "이게 제가 진짜 나쁜놈일 수 있다"면서 "요즘 쌀국수 전문점 가격이 9천원에서 13천원 넘기도 해, 사장님 판매가 7천원으로 소고개 국물내기엔 한계가 있을 것, 이 판매가로는 국물이 더 많을 것"이라며 원가적인 면에서 지금 방식으론 베트남 맛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백종원은 "그래도 희망적인 것, 베트남식 맛을 낼 수 있는 기술이 있을 거라 짐작은 간다"면서 "방법도 알고 있어, 아직 100프로는 아니지만 깊이가 느껴진다, 공부를 한 것 같다"며 고기만 많이 사용하면 충분히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백종원은 "그 동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 인하를 제안했다면, 여기는 차라리 가격에서 욕심을 내서 더 경쟁력 있는 퀄리티를 내야한다"면서 "육수를 강화하고 풍미를 더하면 한단계 올라갈 질적인 가능성이 보인다"며 가격을 올려 특별한 쌀국수를 만들자는 이례적인 제안을 했다. 
백종원은 "기존의 단골 손님들이 날 욕할 수도 있겠다"고 걱정, 사장은 "사실 3년 전 오픈 때 가격을 그대로 갖고 있어, 3년 동안 모든 원재료비가 다 올랐다"면서 "하지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뜸해질까 걱정해 쉽지 않아 고민이 됐다"고 전했다.  
주방을 검사하기로 했다. 주방 위생상태도 당당히 합격했다. 이때, 백종원은 연습일지를 발견, 빼곡히 적힌 연구 흔적들을 관찰했다. 백종원은 "공부 많이했네, 이런 사람 기특하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옛날 생각난다"며 회상했다. 
사장은 가게 뿐만 아니라 치열한 삶의 흔적 속에서도 빼곡하게 육아공부를 했던 흔적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설레던 모습이 가득했다. 김성주도 "폰에 아기 사진이 배경화면이 아닌 늘 볼 수 있는 곳에 있더라"며 휴대폰 그립톡에 아이들의 사진을 담아둔 것을 포착하며 뭉클해했다. 
아이들이 웃는 모습조차 보기 힘든 현실에 눈물 흘리는 사장, 소중한 가족을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선 사장을 시청자들 역시 백종원과 함께 더욱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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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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