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배구 선수 이재영-이다영이 학창시절 학교 폭력 과오를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구계는 이들을 향한 분노로 가득한 상황. 이런 가운데 방송계에서도 쌍둥이 자매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4명의 피해자들을 대표해 글을 썼다는 A씨는 “더럽다고 냄새난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한 것, 시합장 가서 지고 왔을 때 방에 집합시켜서 오토바이 자세 시킨 것, 툭하면 돈 걷고 배 꼬집고 입 때리고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 때린 것” 등 20여 건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특히 그는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했다”,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뭔가를 시켰을 때 좋은 어투로 여러 번 거절했으나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더했다.
이 같은 익명의 가해자는 인기 배구 스타 이다영-이재영 자매로 확인됐다. 결국 이들은 10일 SNS를 통해 “제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 “깊은 죄책감을 갖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들 자매의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아직도 많은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다영이 사과문을 올리면서 팀 선배이자 불화를 암시했던 김연경을 SNS 언팔했기 때문. 이 같은 상황에서 두 자매의 배구계 영구퇴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배구계에서 불거진 사안이지만 워낙 전국구 인기 선수였던 만큼 방송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은 지난해 4월 22일 방송분에 등장했던 이들 자매의 다시보기 영상을 삭제했고 E채널 '노는 언니' 역시 사안이 커지자 다시보기를 막아놨다. 채널A ‘아이콘택트’ 측은 아직 확인 중이다.
이재영-이다영 선수는 귀여운 외모와 국가대표 실력으로 여자 배구 인기를 견인해왔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처했고 현재 소속팀 흥국생명 선수단 숙소에서 나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고 있다.
구단 측은 “내부적으로 징계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선수 보호를 우선시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도 “우선 구단의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된 후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OSEN에 밝혔다.
한편 흥국생명은 11일 한국도로공사와 김천 원정경기를 펼쳤는데 주축 선수인 이재영-이다영이 빠져 김연경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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