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아부터 전미라까지 여자 스타들이 축구를 하기 위해서 '골때녀'에 모였다.
11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예능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개막식과 대망의 첫 경기가 공개됐다. 캐스터는 배성재, 해설은 이수근이 각각 맡았다.
설날 특집으로 편성된 '골때녀'는 국내 예능 최초 여성 축구 리얼 버라이어티로, 2002 월드컵 영웅 황선홍, 김병지, 최진철, 이천수가 감독을, 이수근과 배성재 아나운서가 각각 해설과 캐스터를 맡았다. 여기에 FC국대패밀리, FC개벤져스, FC구척장신, FC불나방까지 총 4팀의 초호화 선수 라인업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제작진은 대회 전, 한혜진, 한채아, 조혜련, 이경실, 이성미, 전미라 등을 차례대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한채아는 참가 신청서에 배우자, 남편 등 자신의 정보를 적었고, 둘째 계획이 나오자 고개를 저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한채아는 "둘째 계획은 없다. (한 명도)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
"한채아에게 축구란?"이라는 질문에 "축구는 가족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분야라서 결혼 전보다 관심이 쏠리는 건 사실"이라며 "집에 가르쳐 줄 사람이 많다"며 시아버지 차범근, 국대 출신 차두리 아주버님을 언급했다.
한채아는 지난 2018년 차범근의 아들 차세찌와 결혼해 같은 해 10월 딸을 출산한 바 있다.
한채아는 "아버님한테 여기에 나온다고 얘기했다"며 "10분도 안 뛰었는데 죽을 뻔 했다. 다음날까지 아프더라. 계속 기침을 하니까 사람들이 막 쳐다봤다. 나한테 경기 전까지 매일매일 꼭 뛰라고 하셨는데, 안 뛰었다"며 웃었다.
전미라는 엄마들의 스트레스를 언급하자 전미라는 "내가 너무 잘 안다"며 "(코로나 때문에) 작년 한 해 많이 답답했다. 아이가 셋 인데 삼시세끼를 다 해 먹여야했고, 난 남편도 (해외에 가서) 없었다. 난 최악이었다"고 고백했다.
"엄마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라는 질문에 전미라는 "못 푼다.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 엄마들은 취미도 없고, 특기도 있었는데 사라졌다. 스트레스 푸는 것도 옛날에야 친구들을 만나서 영화도 봤는데 그런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집에서 맥주 두 캔 마시는 게 그렇게 행복하다. 잠을 많이 안 자더라도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거나 그런 것 뿐"이라고 털어놨다.
개막식 당일, 배성재는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여자축구대회가 아닐까 싶다. 여자축구 선수들의 월드컵도 중계도 올림픽 중계도 많이 해봤지만 이런 축구 대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수근은 "아마 배성재 아나운서 인생에 두고두고 남을 명승부와 명장면을 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FC구척장신은 송경아를 필두로 한혜진, 이현이, 송해나, 아이린, 진아름이 합류했다. 4년 전 '모델 조기 축구회'를 결성하려고 했던 한혜진의 이루지 못한 꿈을 안고 출전했다. 평균 신장 176cm의 리그 내 최장신 팀이자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팀이다. 배구선수 출신 아이린을 비롯해 육상선수 출신 이현이, 진아름과 함께 마라톤 완주를 한 송해나까지 다양한 운동을 섭렵했다는 점이 특기다.
FC개벤져스는 사라진 희극인실의 부활을 꿈꾸며 출전한 개그우먼 팀으로, 계그계 대모 이성미가 주장으로 나서고, 이경실, 조혜련, 안영미, 신봉선, 오나미가 합류했다. 50년대~80년대 생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팀이며, 선수 개개인의 잔병 이력이 많아 부상 위험이 유독 높은 팀이었다. 하지만 유일한 축구 선수 출신인 오나미의 존재만으로도 막강팀으로 부상했으며, 개그 경력 도합 156년에 걸맞은 끈끈한 플레이가 장점이다.
FC국대패밀리는 코로나19로 지친 육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출전한 팀으로, 국가대표이거나 혹은 국가대표 가족을 둔 멤버들로 구성됐다. 그 면면을 보면, 한국 축구사의 전설 같은 존재 차범근의 막내 며느리 배우 한채아가 눈길을 끈다.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전미라를 비롯해 김병지 선수의 아내 김수연, 이천수 선수의 아내 심하은, 정대세 선수의 아내 명서현까지 합류했다. 4팀 중 유일하게 100% 주부로 구성된 팀.
FC불나방은 '불타는 청춘'의 여성 멤버 신효범, 박선영, 조하나, 강경헌, 송은영, 안혜경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평균 나이 48.6세로, 4팀 중 가장 연장자이자 전원 싱글로 이뤄진 팀이다. 다년간 여행을 통해 쌓아온 팀워크와 체대 출신의 박선영이 소속돼 있어 그 어느 팀보다 막강 파워를 자랑했다.
해설 이수근은 "차범근 감독님께서 뭐라고 말씀해주신 거 없냐?"고 물었고, 한채아는 "그냥 웃으시더라. 경기 나간다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때 이성미는 "우리 남편도 걱정했다. 너네 시아버지만 걱정한 게 아니라 우리 남편도 걱정해줬다"며 벌떡 일어났고, 이수근은 "이성미 선수 이런 건 잘 들리냐?"고 물어 웃음을 안겼다. 환갑이 넘은 최연장자 이성미가 그동안 말을 제대로 못 들었기 때문.
조혜련은 "이 사람은 남이 욕하면 잘 듣는다"고 했고, 이수근은 "죄송한데, 표정 좀 온화하게 말씀해주시면 안 되냐?"고 부탁했다. 이에 신봉선은 "죄송하다. 경기 전에 보톡스를 맞고 와서 그렇다"고 해명했고, 조혜련은 "이게 최대한 온화한 표정"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선사했다.
FC국대패밀리는 김병지 감독, FC개벤져스는 황선홍 감독, FC구척장신은 최진척 감독, FC불나방은 이천수 감독과 한 팀을 이뤘다. 이후 각 팀은 감독들과 워밍업을 비롯해 전략을 짜면서 시합을 준비했다.
첫 경기는 FC개벤져스와 FC구척장신이 벌였다. 리그 내 최단신 팀과 최장신 팀이 맞붙은 것. 양팀은 시합 전 훈련부터 극명하게 다른 스타일을 선보였다.
개벤져스의 에이스 오나미가 활약했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고, 상대팀 구척장신 진아름의 볼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배성재와 이수근은 "골이 터질 때마다 선물을 많이 준비해놨는데, 한 골 싸움이 될 것 같다"며 "생각보다 그라운드가 넓고, 선수들 체력도 그렇고 골이 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 종료 직전 오나미가 선취골을 넣으면서 1대0을 만들었고, 선물로 국내상 육우세트를 선택했다. 후반전에는 개벤져스 팀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골키퍼 아이린이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을 구해냈다.
신봉선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다가 최초로 옐로우 카드를 받았으나, 탄탄한 팀워크로 승리하면서 FC개벤져스가 결승에 진출했다.
10분간의 개막전 경기를 끝낸 뒤, 배성재는 "이거 중계하는데 목이 쉬네"라고 했고, 이수근은 "나도 한 8년 만에 목이 쉬었다"라며 뜨거운 현장 열기를 드러냈다.
두 번째 경기는 FC국대패밀리와 FC불나방으로, 해설 이수근은 "사실상 결승전"이라며 기대했다.
국대패밀리의 에이스는 전미라, 불나방의 에이스는 박선영으로, 배성재는 "실력이 상당하고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채아 선수가 11번을 달았는데 차범근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달았던 시아버지 번호를 달고 나왔다"고 했다.
박선영이 수준급 감아차기와 가슴 트래핑을 선보이자, 이수근은 "이천수 감독이 잘 차는 스타일의 슛을 볼 뻔했다"며 놀랐다. 조혜련 역시 "박선영 장난아니다. 나랑 동갑이라서 52살인데"라며 감탄했다.
양팀은 전반전을 0대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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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골때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