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에 모인 여자 스타들이 오직 축구를 위해서 구슬땀을 흘렸다.
11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예능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FC국대패밀리, FC개벤져스, FC구척장신, FC불나방의 첫 경기가 펼쳐졌다.
'FC구척장신'은 송경아, 한혜진, 이현이, 송해나, 아이린, 진아름 등 대한민국 톱모델들이 합류했고, 4년 전 '모델 조기 축구회'를 결성하려고 했던 한혜진의 이루지 못한 꿈을 안고 출전했다. 'FC개벤져스'는 사라진 희극인실의 부활을 꿈꾸며 출전한 개그우먼 팀으로, 계그계 대모 이성미, 이경실, 조혜련, 안영미, 신봉선, 오나미가 합류했다.
'FC국대패밀리'는 코로나19로 지친 육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온 팀으로, 국가대표이거나 혹은 국가대표 가족을 둔 멤버들로 구성됐다. 차범근의 막내 며느리 배우 한채아를 비롯해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전미라, 김병지 선수의 아내 김수연, 이천수 선수의 아내 심하은, 정대세 선수의 아내 명서현이 눈에 띄었다. 'FC불나방'은 '불타는청춘'의 여성 멤버 신효범, 박선영, 조하나, 강경헌, 송은영, 안혜경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8년 차범근의 셋째 아들 차세찌와 결혼한 한채아는 "한채아에게 축구란?"이라는 질문에 "축구는 가족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분야라서 결혼 전보다 관심이 쏠리는 건 사실"이라며 "집에 가르쳐 줄 사람이 많다"며 시아버지 차범근, 국대 출신 차두리 아주버님을 떠올렸다.
한채아는 "여자 축구를 배운 적이 있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여자 조기 축구도 있는지 물어보고 찾아봤었다. 남자들은 축구, 농구를 야외에서 하는 게 부럽더라. '여자도 저런 걸 하면 좋을 텐데' 싶었다"며 그동안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해설 이수근은 "차범근 감독님께서 뭐라고 말씀해주신 거 없냐?"고 물었고, 한채아는 "그냥 웃으시더라. 경기 나간다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날 한채아는 백넘버 11번을 달고 뛰었는데, 캐스터 배성재는 "한채아 선수가 차범근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달았던 11번을 달았다. 시아버지 번호를 달고 나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미라는 이 시대 엄마들의 스트레스에 대해 "내가 너무 잘 안다"며 "(코로나 때문에) 작년 한 해 많이 답답했다. 아이가 셋 인데 삼시세끼를 다 해 먹여야했고, 난 남편도 (해외에 가서) 없었다. 난 최악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트레스를 못 푼다. 어떻게 푸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들은 취미도 없고, 특기도 있었는데 사라졌다"며 "스트레스 푸는 것도 옛날에야 친구들을 만나서 영화도 봤는데 그런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집에서 맥주 두 캔 마시는 게 그렇게 행복하다. 아니면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거나 그런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팀 스포츠를 하는 남자들이 너무 부러웠다는 한혜진 역시 과거 모델 축구팀을 만들려고 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고. 송경아와 이현이도 한혜진의 말에 공감하면서 축구팀에 합류했다.
배성재는 개막식 날,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여자축구대회가 아닐까 싶다. 여자축구 선수들의 월드컵 중계와 올림픽 중계도 많이 해봤지만 이런 축구 대회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4팀을 지휘할 감독들은 더욱 놀라웠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축구 영웅 황선홍, 김병지, 최진철, 이천수 등이 등장했기 때문.
첫 경기는 FC개벤져스와 FC구척장신이 맞붙었고, 탄탄한 팀워크를 갖춘 FC개벤져스가 1대0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두 번째 경기는 FC국대패밀리와 FC불나방으로, 양팀은 에이스 전미라와 박선영을 내세워서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모든 감독들은 "경기 속도부터가 다르다"고 놀랐고, 배성재와 이수근도 감탄을 쏟아내 남은 결승 경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한편, 설날 특집으로 편성된 '골때녀'는 국내 예능 최초 여성 축구 리얼 버라이어티로, 2002 월드컵 영웅 황선홍, 김병지, 최진철, 이천수가 감독을, 이수근과 배성재 아나운서가 각각 해설과 캐스터를 맡았다.
/ hsjssu@osen.co.kr
[사진] '골때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