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의 성장세는 매우 거세다. LOL e스포츠의 한국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도 성장세에 발맞춰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를 결정했다. 프랜차이즈가 되면서 LCK는 승강제 폐지, 2군 리그 창설, 선수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제도가 들어섰다. 이로써 LCK는 북미, 중국, 유럽 리그에 이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으며,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리그로 다시 태어났다.
리그의 프랜차이즈와 함께 각 팀들도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OSEN은 LCK 팀의 아카데미 시스템을 살펴보았다. 첫번째 팀은 젠지다. 젠지의 이지훈 단장은 지난 1월 11일, OSEN에 팀의 아카데미 시스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젠지는 삼성 시절 지난 2014년,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을 달성한 명문 팀이다.
▲아카데미 시스템 구축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나?
-아카데미 시스템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유망주였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스카우트를 고용해 본격적으로 유망한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코칭 스태프까지 범위를 넓혀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젠지 아카데미 시스템은 “탄탄하다”라는 소문이 나서 많은 유망주, 코치들이 문을 두들기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만족한다.
▲아카데미 선수들의 선발 기준과 지원 과정은?
-먼저 솔로 랭크를 관전해 스카우트, 코치들이 유망 선수들을 추린다. 아마추어 선수들 간에 젠지 아카데미가 좋은 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현재 각 팀의 아카데미들은 좋은 유망주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는 1군, 2군, 아카데미 팀이 생활하는 곳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데, 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팀의 스타들을 보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선수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히 늘어나고 있다. 젠지의 건강 관리 시스템은?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하다’라는 말처럼 젠지도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처음 팀이 만들어졌을때, 경영진에서 “컵라면은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건강 관리에 대한 팀의 관심은 매우 높다. ‘라이프’ 김정민의 재계약에도 젠지의 PT 시스템이 20% 정도 영향을 미쳤다.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건강 관리는 중요하다.
젠지는 자체적으로 체력 검사,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최근엔 따로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않다. 대신 홈트레이닝을 위한 장비를 지원한다. LCK 내에서는 건강 관리 측면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카데미 시스템에 e스포츠 현장 경험을 녹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아카데미는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젠지에 처음 합류했을때에는 ‘육성’ 측면에 많은 투자를 할 수는 없었다. LCK는 성적이 동반되어야 하는 리그고, 경영진도 젠지가 ‘전통의 강호’ 이미지를 갖기를 원했다. 어느정도 LOL 팀이 자리를 잡고 난 이후 아카데미에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젠지 아카데미 팀의 가장 큰 특징은 1군, 2군, 아카데미 간 연계다. 현재 우리 팀은 선수들, 코치진 모두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는 성장하는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2021시즌을 앞두고 1군에 합류한 ‘카리스’ 김홍조가 현 아카데미 시스템을 함께하며 콜업된 선수다. 자체 평가와 스카우팅 리포트를 토대로 승격 시스템을 운영해 목표의식을 더했다.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우리는 언제든지 열려있다. 현재 ‘젠지 엘리트 이스포츠 아카데미(GEEA)’에는 학업병행, 장학금 제도가 있다. 최근 분위기는 5~6년전과 다르게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은 학업보다 프로 세계에서 성공을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준비하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선수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GEEA에서 학위를 따기 위한 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은퇴 선수들은 코치, 선수, 스트리머, 종목 전환 등 다양한 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앰비션' 강찬용을 포함해 ‘큐베’ 이성진, ‘류제홍’ 류제홍, ‘리치’ 이재원, ‘사케’ 이중혁, ‘노블레스’ 채도준 모두 젠지의 지원을 받아 다른 분야에 진출했다. 은퇴 선수 지원 측면에서는 우리 팀이 한국에서 가장 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향후 투자 계획은?
-우수 자원을 모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방침이다. 연습생이 1군 선수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액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영진은 “유망한 선수는 과감하게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버돌’ 노태윤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도 많은 투자를 했다. 우수 자원을 영입하고,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에 힘 쏟겠다.
▲LCK 프랜차이즈 시대를 맞아 젠지 아카데미의 발전 방향성은?
-LCK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더 많은 유망주들에게 기회가 가게 됐다. 우리는 제 2의 ‘룰러’ 박재혁, ‘클리드’ 김태민을 찾고 있다. 우리팀 뿐만이 아니다. LCK에 프랜차이즈로 합류한 10개 팀은 모두 우수 자원을 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LCK는 승강전이 없어지면서 장기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갖췄다. LCK 프랜차이즈 이후 선수 운영비가 늘어났고, 엄청난 금액의 가입비를 냈다. 건강한 팜 시스템을 갖춘 전통 스포츠의 긍정적인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황에서 매번 큰 돈을 지출하는 것은 이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육성해 좋은 선수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해외 리그로 빠져나갈 때 빈 자리를 채워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