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고민했던 수베로 감독, "비야누에바 땡큐, 열정 되살아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2 17: 23

“열정이 되살아났다.”
한화의 거제 스프링캠프를 이끄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은 쉴 새 없이 그라운드 곳곳을 누빈다. 직접 몸을 날려 슬라이딩을 하고, 수비 동작까지 취하며 세심한 지도를 한다.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수베로 감독의 열정적인 가르침에 한화 선수들도 덩달아 흥이 난다. 
거제 캠프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상황, 수베로 감독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12일 훈련을 마친 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열정이 느껴진다. 목적성을 갖고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루와 수비에서 새로운 훈련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 긍정적이다”고 칭찬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한화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 깊이 교감하기 위해 그라운드 밖에서도 열정을 쏟는다. 선수 얼굴을 다 외웠고,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수십번씩 연습했다. 선수단과 미팅 첫 날 각자 소개 시간을 가지면서 선수들의 가족 관계까지 파악하는 등 하나 된 팀을 만들기 위해 두 배의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처럼 지치지 않는 수베로 감독의 열정은 한 때나마 은퇴를 고민했던 지난날에서 비롯된다. 선수 은퇴 후 2001년부터 15년간 마이너리그 감독을 맡은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로 4년을 더 일했다. 2019년까지 무려 19년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그라운드 한 켠을 지켰다. 
2019년 시즌 후 밀워키 코치에서 물러난 뒤 처음 휴식기를 가졌고, 야구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수베로 감독은 “30년가량 야구를 했고, 지도자로는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메이저리그 감독 빼곤 거의 다했다. 충분히 할만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은퇴를 고민했던 지난해를 떠올렸다. 
그쯤 한화의 감독 면접 제의가 왔다. 수베로 감독은 “우연찮게 한국에서 기회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순간 가슴에 불이 지펴진 느낌이었다.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며 “이렇게 직접 한국에 와서 선수들을 보니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야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은퇴를 고민하던 수베로 감독의 가슴에 불을 지핀 사람도 한화와 인연이 있다. 2017년 한화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8)가 그 주인공. 한화를 끝으로 은퇴한 뒤 밀워키 단장 특별보좌로 일하고 있다. 새 감독을 찾던 한화 구단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자 야인으로 있던 수베로 감독을 이야기했다. 2년간 수베로 감독과 밀워키에서 함께하며 그의 지도력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가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수베로 감독은 “한화 구단과 감독 면접을 본 뒤 비야누에바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했다. 나를 믿어주고 추천해준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작은 인연의 연결고리가 한화를 되살릴 불씨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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