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은퇴→ML 최연소 코치→한국 도전 "수베로 감독 따라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3 06: 01

“수베로 감독은 아버지 같은 존재다.”
한화 타선을 새로 책임지게 된 조니 워싱턴(38) 타격코치는 선수 시절 철저한 무명이었다. 지난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내야수였으나 빅리그는커녕 더블A 무대도 밟지 못했다. 독립리그를 전전하다 2009년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그에게 냉정한 평가를 하며 선수 대신 코치를 권유한 사람이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이었다. 2006년 텍사스 싱글A 팀에 이어 2009년 LA 다저스 싱글A 팀을 이끌며 선수 워싱턴과 함께한 수베로 감독은 그의 남다른 성실함과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한화 워싱턴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 길로 선수로서의 미련을 버린 워싱턴 코치는 다저스 루키 팀 타격코치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그때 만난 선수가 바로 작 피더슨(시카고 컵스). 2010년 드래프트 11라운드 전체 352순위로 보잘 것 없는 선수였지만 2011년 루키 팀에서 워싱턴 코치와 함께하며 타격폼을 고친 뒤 특급 유망주로 성장했다. 
작 피더슨 /dreamer@osen.co.kr
메이저리그 승격 후 2015년 올스타에 선정된 피더슨은 다저스에서 7년간 통산 130홈런을 쳤다. 지난해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가 됐다. 그런 피더슨이 “내 인생을 바꿔준 은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워싱턴 코치는 각별한 존재다. 워싱턴 코치도 “보기만 해도 즐거운 선수가 피더슨이다. 우린 특별한 사이”라고 화답했다. 
피더슨 외에도 코디 벨린저, 코리 시거 등 특급 선수들의 마이너리그 시절 타격을 지도한 워싱턴 코치는 2017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겨 코치로 첫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9년에는 만 35세 구단 최연소 메인 타격코치가 되는 역사를 썼다. 타격 지도와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2019시즌 후에는 LA 에인절스 감독 면접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빅리그에서도 높이 평가되는 거물급 코치가 한국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12일 한화의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워싱턴 코치는 한국행 결정에 대해 “수베로 감독을 따라온 것이다”며 “그는 굉장히 좋은 리더이고, 지금까지 나의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멘토다. 아버지 같은 수베로 감독과 함께 도전하고 싶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과 워싱턴 코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외국인 코칭스태프 중 가장 늦게 계약이 이뤄진 워싱턴 코치는 지난 10일에야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영상과 기록으로 선수들을 꾸준히 체크해온 워싱턴 코치는 한화 젊은 타자들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집중력 좋고, 에너지가 넘친다. 영리함도 갖춘 것 같다”고 본 워싱턴 코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해선 멘탈도 준비가 돼야 한다. 선수들이 각자 갖고 있는 재능을 살리고 싶다”며 지도 방향을 밝혔다. 
이어 그는 “구체적으로 타자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데이터도 적극 참조할 것이다”며 “가장 중요한 건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팀의 승리와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 수베로 감독이 내게 기대하는 만큼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김태균 어시스턴트와 워싱턴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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