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가을야구 TV로 보며 배아팠죠. 올해는 같이” 고영표-심재민 의기투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3 08: 10

“올해는 우리도 같이 가자.”
KT 투수 고영표(30)와 심재민(27)은 지난해 11월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TV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봤다. 2018년 시즌을 마친 뒤 나란히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며 잠시 팀을 떠난 사이 KT는 몰라보게 달라진 팀이 됐다. 
이강철 감독 체제에서 KT는 2019년 창단 첫 5할 승률로 시즌을 마쳤고, 2020년에는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다. 선발 배제성과 소형준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구원 주권과 김재윤은 각각 홀드왕과 20세이브 투수로 성장했다. 

고영표-심재민 /dreamer@osen.co.kr

창단 멤버로 KT가 어려울 때 마운드를 지켰던 고영표와 심재민의 기분은 복잡 미묘했다. 창단 초 시련을 딛고 일어선 팀의 성공은 기뻐할 일이지만 자신들이 빠지고도 급성장한 상황이 마냥 즐겁진 않았다. 복귀 시즌을 앞두고 더 채찍질하는 원동력이다. 
심재민은 “영표형과 밥을 먹으면서 가을야구를 봤다. 한 번도 가을야구를 못 가봤으니 배아프더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한 뒤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경쟁하면서 따라가야 한다. 영표영과 같이 올해는 우리도 같이 가을야구에 가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KT 고영표가 불펜 피칭을 마치고 포수 장성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입대 전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한 고영표는 “다시 선발 도전이다. 입대 전에는 팀의 뎁스가 열악해 내가 선발 기회를 꾸준히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더 이상 약팀이 아니다. 선후배들에게 도전하는 입장으로 최대한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선발들과 베테랑 불펜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KT 마운드에서 고영표와 심재민의 복귀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고영표가 입대 전 모습으로 선발진에 들어가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배제성과 함께 강력한 5인 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왼손 자원이 많지 않은 불펜에선 심재민이 다양함을 더해줄 수 있는 카드.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공백기는 있지만 선발 경력이 있는 선수다. 제구가 되고,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계산이 서는 투수다. 시즌 초반 실전 감각을 찾으면 우리 팀에 든든한 전력이 될 것이다”며 “심재민도 중간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 캠프에서는 선발 투구수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곳이든 자리 하나 잡아주면 좋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KT 심재민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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