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1년만에 방출, 日동료 사와무라 ML 진출의 부메랑 맞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2.14 20: 22

얄궂은 운명이다. 일본인 투수 한 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그 유탄으로 다른 일본인 투수가 방출됐다. 두 투수는 일본에서 같은 팀에서 뛴 인연도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34)을 방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론토는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양도지명(DFA)된 불펜 투수 조엘 파얌프스(26)를 영입하면서,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야마구치를 양도지명(DFA)했다. 

양도지명 후 다른 팀들의 클레임을 받지 않고 웨이버를 통과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 토론토는 일찌감치 야마구치를 마이너리그에서도 활용할 뜻을 포기하고 냉정하게 방출시켰다.
토론토는 지난해 야마구치와 2년 650만 달러 계약을 하며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도를 기대했다. 그러나 야마구치는 지난해 17경기에서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8.06으로 부진했다. 어쨌든 토론토는 방출된 야마구치에게 올해 연봉 317만 5000달러(약 35억원)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 
야마구치의 방출 과정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최근 보스턴과 계약한 사와무라 히로카즈(33)로 인해 방출 신세가 됐다. 보스턴이 사와무라를 영입하면서 40인 로스터 한자리를 비워야 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파얌프스의 양도지명이었다. 
그런데 토론토가 클레임을 걸어 파얌프스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후속 조치로 파얌프스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느라 야마구치가 방출된 셈이다. 
사와무라는 보스턴과 2년 240만 달러에 계약했다. 사와무라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에 입단했고, 11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2015년 마무리로 전향해 2016시즌 세이브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시즌 도중 지바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시즌 후 해외 진출을 시도해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렇게 2018~19시즌 일본 요미우리에서 함께 뛴 야마구치와 사와무라의 운명이 메이저리그에서 극적으로 엇갈리게 됐다. 
한편 미국 ‘NBC스포츠’는 "토론토가 잔여 연봉을 지불하기에 야마구치는 빅리그 최저 연봉으로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다른 팀이 나타날지는 미지수. 일본 언론은 친정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야마구치 영입을 위해 벌써 움직였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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