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학폭 이슈, 야구계는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5 13: 02

배구계 ‘학교 폭력’ 이슈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배구를 넘어 전체 스포츠에도 파장이 미칠 분위기다. 
여자배구 인기를 이끌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이상 흥국생명)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한 피해자가 지난 10일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시작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남자부 송명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도 고교 시절 학폭이 드러났다. 
폭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의 배구 선수 출신 어머니에 대한 폭로부터 다른 구단 선수의 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른 종목에서도 지도자에게 폭력 당한 주장까지 나오면서 학폭 사태가 서서히 전방위로 번질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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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긴장하고 있다. 이미 야구계는 학폭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이재영, 이다영처럼 특급 스타들은 아니었지만 유망주들이 학폭 문제로 시끌시끌했다. 
2018년 키움에 1차 지명된 투수 안우진이 고교 시절 후배 2명을 얼차려 주는 과정에서 학폭 가해자로 징계를 받았다. 입단 후 학폭이 공론화되면서 키움은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간 자격정지를 받아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 당해야 했다. 
지난해는 초유의 신인 지명 철회가 있었다. NC가 1차 지명한 김해고 투수 김유성의 중학교 시절 학폭이 피해자 부모의 폭로로 드러났다. 거센 비난을 받은 NC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김유성의 1차 지명을 철회했다. 김유성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도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폭 이슈는 다른 종목에도 뻗칠 가능성이 있다. 선수 숫자가 많고, 보는 눈도 많은 야구계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학폭은 아니지만 2018년 키움 이택근이 후배 문우람을 배트로 폭행한 잘못으로 KBO에 36경기 출장정지를 받았고, 지난해 SK도 2군 선수단 내 체벌로 논란이 됐다. 
상명하복 문화가 오래된 체육계는 과거부터 선후배 사이에 폭력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 일부 선수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고질적인 체육계 폭력 문화에 100% 자유로운 선수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야구계는 수년간 야구인들의 음주운전, 폭행, 가정폭력, 성추행, 체납 등 각종 사건사고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중범죄로 인식되는 학폭 문제까지 터진다면 거센 소용돌이가 몰아칠 수 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 할 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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