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절대 1강'으로 기대를 모았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에 이어 김연경이 가세하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흥국생명은 예상치 못한 악재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배구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기로 했다. 또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학교 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영과 이다영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흥국생명은 미끄럼틀을 제대로 탔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16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주장 김연경이 선수를 잘 이끌고 있다. 그동안 모든 선수들이 힘들게 시즌을 준비했다.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빨리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미희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흥국생명은 무기력했다.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로써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월드스타' 김연경이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부진의 늪에 허덕이는 외국인 선수 브루나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어깨 부상을 당한 루시아의 대체 선수로 흥국생명에 새롭게 합류한 브루나는 올 시즌 브라질 1부 리그인 플루미넨시 라이트로 활약해 왔다. 흥국생명은 브루나와 계약한 뒤 "큰 키(192cm)를 활용한 타점이 높고 강력한 공격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실망이 더 크다. 경기당 평균 4득점에 불과하고 16일 IBK기업은행 경기에서도 1득점에 그치며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됐다. 박미희 감독은 "현재 상황에서 브루나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루빨리 제 모습을 되찾길 바랐다.
1위 흥국생명(승점 50)과 2위 GS칼텍스(승점 48)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선두 수성에 빨간 불이 켜진 흥국생명은 오는 19일 KGC인삼공사와 맞붙는다. 브루나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아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