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계에서 시작된 ‘학폭 미투’가 야구계에도 번졌다.
지난 19일 한 SNS 계정에 야구계 학교폭력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는 현재 KBO리그 지방구단에서 뛰고 있는 A 선수를 가해자로 지목하고 실명과 사진, 그리고 자신의 이름까지 공개하며 과거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피해자는 “오늘 어렵게 글을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옛날 얘기를 해보려고합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초등학교 시절 학년 전체에게 따돌림 당한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였다”며 광주서림초등학교에 전학오게 된 이후 심각할 정도로 따돌림 당했습니다”고 했다.
이어 “4학년 때 전학 온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저를 향한 학교폭력은 시작되었고 6학년 때는 결국 따돌림 문제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후의 제 행적에 대해서는 별로 행복하진 않았을지언정 불필요하니 서술하지 않겠습니다”며 “다만 저는 새출발을 위해 개명을 해서 당시와 이름이 다르다는 점은 적어두겠습니다”고 전했다.
최근 배구계의 ‘학폭 미투’가 용기를 낸 이유라고 했다. 그는 “최근 각종 유명인들의 과거 학교폭력 전과가 드러나면서 혹시나 싶어서 제가 거쳐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끔찍한 기억들을 되짚는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우울증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A 선수의 실명이 언급됐다. 피해자는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해서 많은 기억이 남아있진 않지만, 신체적인 폭력...나를 버러지보듯 보던 시선과 나를 향한 폭언들...쓰레기 청소함 안에 갇혀서 나오지 못했던 기억...패거리들이 모여 단체로 집단폭행을 했던 기억...가는 교실 곳곳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왕따들의 이름이 욕과 함께 적혀있던 기억... 수많은 기억들이 남아있고 그 또한 이 행위들에 참여했다는건 제 이름 세 글자를 걸고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고 구체적인 당시 기억들을 끄집어냈다. 그런데 이후 쓰레기 청소함에서 당한 피해 사실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수정했다.
당시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채 현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피해자다. 그는 “당시 이러한 일들로 가족이나 선생에게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문제의 해결책은 되지 못했고 저를 향한 괴롭힘은 점점 심해져 갔습니다”며 “여전히 신경쓰지 않아보려고 해도 야구를 간간히 보게될 때마다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건 별로 좋은 경험은 아닐 것 같았고, 그 결과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이슈가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라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를 바랐다.
이어 “저는 지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로 매일 약을 먹습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생겼던 초-중학교때부터의 따돌림이 큰 원인이라는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 “과거 저를 도와주지 못했던 제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원망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던 사람들이 성공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다니는 건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울기만 했던 과거의 저 자신에 대한 가장 큰 배신일 겁니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가해자 A 선수의 사진에 대해서는 “'확실히 내가 아는 그 OOO'이 맞는지'에 대해 확인도 하고 기억도 짚어보려고 학교를 졸업했던 친구 중 한 명에게 도움을 구해서 얻은 사진이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선수는 피해자를 집단 따돌림하고 괴롭힌 무리 중 일원이었다는 정황이다. 피해자는 "A 선수가 저에 대한 폭행에 가담하고 폭행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선수에게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명확한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폭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의 소속팀 관계자는 “해당 선수와 면담을 진행하고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 중이다. 구단에서도 학교 폭력 의혹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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