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이 드디어 웃었다. 팀도 함께 웃었다.
흥국생명은 불화설과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로 4연패 중이였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지난 10일 사건이 터지자마자 선수단 숙소를 떠났다.
19일 열린 KGC 인삼공사전에 앞선 3경기는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셧아웃 완패를 당했다. ‘절대 1강’,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 불리던 흥국생명 선수들의 미소는 사라져 갔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기에 집중하지도 못하는 모습이였다. 파이팅을 외치며 팀원을 다독이던 김연경 마저도 표정이 어두웠다.
미디어의 계속된 관심과 최악의 상황 속에서 맞이한 인삼공사와의 대결. 이번 경기도 지면 5라운드 전패의 위기였다. ‘어우흥’에서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고군분투하던 김연경은 여전했고, 계륵과도 같았던 브루나가 김연경의 짐을 덜어줬다. 한 경기 최다 득점이 9점에 불과했던 브루나는 세터 김다솔과의 호흡이 살아나며 30점 대활약을 펼쳤다. 김연경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물론 웜업의 선수들도 서로를 격려하며 연신 파이팅을 외쳐댔다.
4세트 김연경의 오픈 득점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흥국생명은 이로써 4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17승 7패-승점 53으로 2위 GS칼텍스(16승 9패, 승점 48)의 추격에 거리를 뒀다.
팀원들은 동그랗게 원을 그려 승리를 자축했고 그동안의 부담감을 털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봄배구 티켓은 이미 확보했다. 움츠러들었던 흥국생명 선수들의 웃음도 되찾았다. 투지가 살아났다. 핑크스파이더스는 이제 다시 우승을 향해 뛴다. /jpen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