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이대호의 한솥밥은 무산됐지만 고향에서의 만남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 이후 14년 만에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로 복귀하는 추신수.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정을 보인 이대호(롯데)도 당연히 환영하고 있다.
이대호는 추신수의 복귀 소식에 “정말 축하할 일이다”면서 “(추)신수가 한국에 꼭 오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복귀를 환영했다. 이어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친구고 지금도 실력이 뛰어난 선수기 때문에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대호와 추신수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 시절 추신수가 이대호를 야구부에 추천했고 이후 두 선수는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로 성장했다. 수영초 시절 이후 두 선수가 한솥밥을 먹은 시기는 없었지만 당시의 우정과 추억을 고이 간직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한국 무대, 그리고 고향땅에서 이대호와 추신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추신수도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 한 편을 차지했던 고향팀 롯데로 복귀하는 것을 꿈꾸기도 했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초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한 유니폼을 입고 뛴 바 있다.
이번 신세계와의 복귀 협상 과정에서도 잠시나마 롯데 복귀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이 거절 의사를 확실하게 표명했고 추신수도 더 이상 롯데 복귀를 거론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추신수의 롯데 복귀는 불가능에 가까운 시나리오였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SK가 추신수를 지명하며 권리를 보유했고 이 권리를 14년 만에 행사했다. 해외파 특별지명 선수는 1년 간 트레이드 불가. 새로운 이름으로 야심차게 새출발을 하려는 신세계의 입장에서 1년 쓰고 보낼 선수를 공을 들여 영입하지는 않을 터.
류선규 단장은 “1년 뛰고 떠날 선수가 돼 버리는 것 아닌가. 모양새가 아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추신수측에 얘기했다.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첫 만남 이후로는 롯데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롯데로 트레이드 될 일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도 추신수의 복귀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었다. 이제는 고향팀에서 뛰고 싶어했던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의 복귀를 상대팀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추신수의 신세계 선수단과의 첫 대면, 그리고 공식전 첫 상대가 모두 부산, 롯데로 맞춰져 있다. 25일 귀국하는 추신수는 이후 부산 인근에서 2주 자가격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 남부지방에서 연습경기 투어를 펼치는 신세계 선수단과 오는 3월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선수단과 처음 상견례를 가진다. 3월 22~23일 사직구장에서 롯데-SK의 시범경기가 열린다. 그리고 4월3일 인천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