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 1루가 ‘한일 전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일본인 외야수 쓰쓰고 요시토모(30)가 1루 연습을 시작하며 한국인 내야수 최지만(30)에게 도전하는 형국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에서 진행되고 있는 탬파베이 스프링캠프에서 쓰쓰고는 1루 미트를 끼고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쓰쓰고는 좌익수로 16경기, 3루수로 14경기에 나왔다. 지명타자로 22경기. 1루 수비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1루로 포지션 변동 가능성이 생겼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쓰쓰고가 1루에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테스트를 통해 확인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캐시 감독은 “새로운 자리에서 풋워크부터 타구 각도 등 적응해야 할 부분이 간단치 않지만 시즌보다 압박이 덜한 캠프에선 여러 선수들이 포지션 전환에 성공했다. 쓰쓰고의 1루 전환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가 1루도 한다면 기용폭이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탬파베이의 1루에는 ‘다리찢기’ 수비로 유명세를 탄 최지만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최지만 혼자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상대 선발이 우투수일 때 좌타자 최지만이 나섰고, 좌투수일 때는 우타자 마이크 브로소나 얀디 디아스가 라인업에 들어가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1루가 가동됐다.
가뜩이나 비좁은 탬파베이 1루에 최지만과 같은 좌타자 쓰쓰고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됐다. 풀타임 주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최지만이나 2년 계약 마지막 해가 된 쓰쓰고나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다.
2018년 시즌 중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뒤 좌타 1루수로 자리 잡은 최지만이 유리한 입장이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한 쓰쓰고는 51경기 타율 1할9푼7리 8홈런 24타점 OPS .708로 고전했다. 주전 좌익수 자리도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내줬다. 외야 자리가 마땅치 않으면서 지명타자뿐만 아니라 1루 자리까지 겸업을 노린다. 최지만 자리를 뺏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생존이 어려워진다.
쓰쓰고는 올해 연봉이 700만 달러로 탬파베이 팀 내에서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1117만 달러) 다음가는 몸값이다. 스몰마켓 탬파베이로선 가능한 살려 써야 하는 선수다. 연봉 조정에서 승리하며 245만 달러를 받는 최지만도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야 하는 시즌이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탬파베이 1루에서 발발된 한일 타자들의 생존을 건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