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9)가 모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로 향해 광저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추신수는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원격으로 진행된 귀국인터뷰에서 “성적이 좋고 실력이 됐을 때 불러주시면 올림픽에 당연히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23일 추신수의 신세계행 확정 소식과 함께 국가대표 승선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메이저리그가 아닌 KBO리그의 일원이 되면서 도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모든 걸림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경문호는 김광현, 양현종, 김하성 등 핵심 전력들의 미국행으로 인해 전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추신수의 KBO리그 합류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다가왔다.
추신수가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로 뛴 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었던 지난 2010년이었다. 당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타율 .571 (14타수 8안타) 3홈런 10타점의 남다른 수준을 뽐내며 금메달에 기여했다. 이로 인해 병역 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개인 사정, 소속팀의 반대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국제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를 택하며 국가대표 승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메이저리그 1652경기 출전에 빛나는 추신수가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한층 강화된 로스터 구성이 가능해진다. 일본 언론도 최근 “추신수가 일본의 올림픽 야구 금메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계를 나타냈다.
추신수 입장에서도 도쿄행이 병역 혜택 이후 국가대표 차출에 소극적이었다는 논란을 지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림픽에서 11년 전의 임팩트를 그대로 뽐낸다면 비난 여론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그 전에 소속팀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 적지 않은 나이, 2주 자가격리 등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추신수 본인도 무혈 입성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그는 “실력이 돼야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섣부르게 말할 수 없다. 성적이 났을 때 부름을 받는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고 끝에 국내행을 결정한 만큼 새 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한 것처럼 똑같이 사랑과 열정을 갖고 준비할 것”이라며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올해 나로 인해 신세계가 좋은 결과를 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