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의 유통업계 라이벌 구도가 야구계로 연결되는 형국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 개막전 매치업 상대로 정해졌다. 신세계의 SK 인수 발표 직후 일정이 발표됐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 딱 좋은 개막 매치업이 완성됐다. 여기에 추신수의 복귀로 초등학교 동창 이대호와의 대결 구도까지 형성됐다.
프로야구 원년멤버이자 국내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를 주름잡은 롯데의 입장에서는 떠오르는 업계 라이벌 신세계 그룹의 KBO리그 참가에 태연한 듯 하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재계 시총에서는 롯데가 앞서있지만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는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 SSG닷컴 등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롯데는 유통은 물론 케미칼 사업에도 타격을 입으면서 그룹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사령탑인 허문회 감독은 줄곧 신세계와의 개막전 라이벌 구도 형성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허 감독은 1일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144경기를 치르는데 다른 9개 구단 모두 경쟁상대다. 한 팀(신세계)만 생각하다보면 첫 단추부터 잘못 꿸 수 있다. 9개 팀 모두가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신수가 고향팀 롯데로의 복귀를 원했다는 얘기에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팀, 내가 갖고 있는 자원에 집중을 하려고 했다. 제 선수가 아니지 않나”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추신수와 신세계 야구단과 관련한 언급에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베테랑이자 리더격의 지위를 가졌던 추신수를 상대할 롯데 투수들은 재계 라이벌 구도보다 대선수를 상대할 설렘과 의욕으로 가득 찼다. 이승헌은 “추신수 선배님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맞더라도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좌완 김유영은 “올스타까지 뽑혔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상대해 볼 수 있게 됐는데 재밌을 것 같고 설렌다. 결과가 어떻든 위대한 선수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설렘이고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며 추신수와 상대할 그 날을 기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