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0%대' 김연경도 지쳤다…흥국생명 스스로 차버린 ‘자력우승’ 기회 [오!쎈 인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3.09 21: 04

에이스 김연경도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이 자력우승 기회를 차버렸다. 
흥국생명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에 앞서 만난 박미희 감독은 자력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최근 경기였던 6일 한국도로공사전 3-1 승리로 향후 희망을 확인했기 때문. 해결사 김연경이 건재한 가운데 불안요소인 세터와 외국인선수가 한층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남은 2경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2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교체되고 있다. /sunday@osen.co.kr

또한 시즌 초반 승점을 많이 비축해 놓은 덕분에 최근 8경기 2승 6패라는 초라한 성적에도 여전히 자력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박 감독은 “계속 경기력이 좋아지고, 자신감도 붙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승이 다른 팀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닌 우리가 잘하면 결정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본다”고 반색을 표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부터 현대건설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중심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초반 혼자서 4점을 책임지며 8-3 기선제압에 기여했고, 루소, 고예림이 살아나는 흐름에서 특유의 대각 공격으로 이를 끊었다. 공격이 블로킹 에 막힌 브루나를 향해서는 끊임없이 괜찮다는 격려를 하며 팀 분위기에도 신경을 썼다. 그 결과 25-22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김연경의 기록도 양 팀 최다인 8점(공격성공률 72.73%)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또다시 기복 논란이라는 단어가 코트를 지배했다. 세터와 레프트의 수비 불안으로 공수 조직력이 모두 무너졌다. 박 감독은 안 풀릴 때 늘 그랬듯 김미연, 김다솔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물론 큰 변화는 없었다.
리시브와 세터가 흔들리니 김연경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1세트에만 8점을 몰아친 그는 2세트 2점, 3세트 4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모두 30% 이하였다. 간간이 나오는 블로킹과 공격 득점에 평소보다 큰 제스처로 파이팅을 외쳤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세트는 듀스까지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5세트는 찾아오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결국 최하위 현대건설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맞으며 1경기 덜 치른 GS칼텍스에 승점 1점 앞선 위태로운 선두를 유지했지만 거듭된 부진으로 자력 우승 기회가 없어지면서 GS칼텍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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