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선수들 만나고 싶었다.
추신수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SSG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과 상견례를 나누고 첫 공식 일정을 나섰다.
SSG와 연봉 27억 원에 계약을 맺은 추신수가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날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 1652경기에 출장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의 KBO리그 데뷔가 임박했다. SSG 입장에서는 전신이던 SK가 지난 2007년, 해외파특별지명 이후 14년 만에 추신수를 품게 됐다.
지난달 26일 한국에 입국한 뒤 경남 창원에서 자가격리를 한 뒤, 이날 정오에 해제됐다. 곧장 부산 사직구장으로 이동해 롯데와 연습경기를 갖는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SSG 선수단과 처음 상견례를 했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연습경기 도중 경기장에 합류한 추신수는 도착 직후 등번호 17번이 적힌 인천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진짜 SSG의 일원이 된 추신수는 경기가 끝난 뒤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추신수는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던 설레였던 순간이었다. 사직구장 오니 한국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고 밝혔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 선수들과 처음 만났는데 소감은?
▲ 되게 설레이고 긴장됐다. 격리를 하면서 선수들 운동, 경기 하는 것 모두 지켜봤다. 선수 개개인 장단점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많은 것을 알고 왔다. 선수들과 하루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오늘 선수들과 만나면서 떨리지 않냐 물어보시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다. 설레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 2주간 격리는 어떤 시간이었는지?
▲ 2~3일 정도는 지루하고 따분했다. 다르게 생각해보니까 과연 제가 인생을 살면서 2주 간 한 곳에 머물면서 아무런 걱정 없이 지냈던 것이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 동안 즐기자는 생각도 있었고 KBO 연습경기를 보면서 투수들 분석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2주 중 처음 3~4일은 느리게 갔는데, 그 이후에는 빨리 시간이 갔다.
- 연습경기를 지켜본 한국야구의 소감?
▲ 야구는 똑같다.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어떤 선수들이 좋은 타자인지 투수인지, 수비는 어떤지를 파악했다. 평균 공 스피드가 2~3km 정도 떨어진다. 그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 연습경기니까 선수들의 컨디션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연습경기 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빠른 것 같다.
- 미국에서 OPS, 출루형 타자였는데,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 똑같이 접근할 것이다. 미국에서 해왔던대로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할 것이고 준비 과정이나 야구에 대한 다가가는 마음도 똑같이 하려고 한다.
- 몸관리, 루틴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한국 동료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내가 하는 것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루틴, 생각 등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다른 선수의 좋은 점을 배우고 안 맞으면 버리는 식으로 반복됐다. 지금의 루틴이 만들어졌다. 이 선수들에게 이렇게 이렇게 준비를 해 얘기를 하기 보다 많은 예시를 줄 것 같다. 많은 예를 준다면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할 것이다. 안맞으면 버리면 되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다르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얘기해줄 것이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선수다. 자기 자신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이 아닌 마음 속에 와닿게끔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경기 전 루틴은 어떤지?
▲ 젊었을 때는 훈련량이 많았다. 지금은 나이가 많이 들었다. 운동선수로서 적은 나이가 아니라 근육이 수축될 것이다.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든지, 러닝을 많이 한다든지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피드를 내면 근육 부상이 생긴다. 웨이트 트레이닝보다도 유연성.
- 한국 오고난 뒤 처음 방문한 곳이 사직구장인데?
▲ 어릴 때 기억 많이 난다. 사직에서 야구도 했었고 밥먹듯이 들락날락하는 곳이었다. 경기 밖에 계시는 분들도 알고 김민재 코치님 등 같이 야구에 대해서 배우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곳이다. 굉장히 소중한 곳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사직구장에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을때 다른 것보다 설레였다. 항상 왔던 곳인데 20년 만에 와서 변해있는 모습을 보니 새롭다. 이제 한국에 온 것이 실감난다.
- 우승에 대한 갈망은 어느 정도인지?
▲ 메이저리그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우승을 항상 생각했다. 최고의 자리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다.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한국행 결정의 계기는 SSG 보면서 우승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결정을 쉽게 했다. 지인 분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우승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 하는데 미국에서 못한 것 한국에서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추신수라는 선수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제는 팬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새벽에 보셨던 팬분들이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돌려드리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 지금 현재 컨디션이고 언제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 지금 몸상태 너무 좋다. 실내에 있을 때와 야외에 있을 때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 다음 팀 훈련을 봐야할 것 같다. 굳이 오래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하루 이틀은 몸 상태를 보고 상의를 할 것이다. 빠르면 삼성전이 될 것이다.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볼 것 같다. 결과에 상관 없이 감각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등번호 양보한 이태양에게 선물을 했는데?
▲ 당연한 것은 없더라. 그 사람의 일이지만 받으면 감사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맞더라. 저한테는 17번이 의미 있는 번호였다. 초등학교에서 야구할 때 17번은 추신수였다. 특별한 등번호이고 야구 선수 추신수에게 뗄 수 없는 번호다. 애착이 가는 번호였다. SSG에 오겠다고 결심했을 때 처음 알아본 것이 누가 17번 달고 있나였다. 부탁을 드리려고 했다. 이태양 선수가 구단에 먼저 제 마음을 이해하고 양보하겠다고 하더라. 후배지만 고맙다. 이태양에게도 17번 의미 있는 번호이면 어쩔 수 없는데, 양보해줘서 고마웠다. 미국에서는 항상 있는 일이었다. 번호를 받으면 선물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별한 것을 하고 싶었다. 받았을 때 항상 기억에 남는,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 시계도 있었다. 미국에서 준비해서 왔다. 정말 고마웠다. 쉬운 결정 아니었다. 저에게 다른 선수가 17번을 양보해달라면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흔쾌히 해주셨다.
- 부산 팬들에게 해주실 말은?
▲ 미국에서 오래 뛰고 왔다. 부산 팬들은 섭섭해 하실 수 있다. 미국에 오래 있었다. 제가 여기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건강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못 오셔서 못 본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에게 야구 잘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한다. 부산에서 야구 선수 꿈을 키웠지만 내가 원하는 팀에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팬들도 이해를 하실 것이다.
- 국가대표 관련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 김인식, 김경문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물어보는 것이 예의일 것 같다고 하시더라. 많은 분들이 병역 혜택을 받고 참가를 못한 것에 대해서 의견이 많은데 제 개인적인 부분이 있었다.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국 왔을 때 생각하고 잇었다. 먼저 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먼저 전화가 오셨다. 실력이 된다면 뽑아달라고 말을 드렸다. 추신수라서가 아니라 국가대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경험 있었기 때문에 몸상태 100% 아니라면 안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되고 몸상태가 된다면 언제든지 나갈 것이다. 전제는 건강하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 '성적 된다면 뽑아주십쇼. 기꺼이 나가겠다'고 말씀 드렸다.
- 빨간색 유니폼 유지한다고 했는데?
▲ 전체가 빨간색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빨간색에 애착도 많았고 좋아했다. 빨간색 보면 힘을 받는 것 같다. 빨간색을 보면 잘 어울릴 것 같다
- 올해 목표는?
▲ 너무 성적을 크게 봐주신다. 부담은 안된다. 어떤 선수인지를 알고 있고 144경기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뛴다면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이다.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자존심으로 밀고나간 적이 있었다. 안좋은 결과도 있었다. 나이도 있으니까 한 발 두 발 물러나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성적을 말하기보다 건강하게 개막전을 뛰는 것이 목표다.
- 2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는데 내일은 어떻게 보낼 것인지?
▲ 이름도 익혀야 하고 다 선배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떠나서 다 선배 같더라. 코치님 구단 관계자 분들 선수들 이름 다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중요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