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김연경도 못 막은 쌍둥이 공백, 흥국생명 'PO도 불안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4 06: 03

‘월드 클래스’ 김연경도 쌍둥이 자매의 공백을 막을 수 없었다. 흥국생명이 끝내 1위 자리를 GS칼텍스에 내주며 챔피언 결정전 대신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이제는 플레이오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불안불안한 전력이다. 
흥국생명은 시즌 최종전인 1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정규리그 1위 자리를 GS칼텍스에 내줬다.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학교폭력’ 사태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과 이다영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채 2위로 마쳤다. 
시즌 전 간판스타이재영과 재계약하며 세터 이다영을 FA 영입한 흥국생명은 김연경까지 전격 복귀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뜻의 어우흥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기대대로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면서 1위 독주 체제를 갖췄다. 

흥국생명 김연경 /jpenws@osen.co.kr

그러나 3라운드부터 위기가 왔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첫 연패를 했다. 이어 팀 내 불화설이 불거져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3라운드 2승3패로 주춤했고, 4라운드 5전 전승으로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5라운드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경기 종료 후 흥국생명 이다영과 이재영이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sunday@osen.co.kr
세터 이다영의 경기력이 흔들리며 5라운드를 2연패로 시작했고, 이후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11일 두 선수가 학폭을 인정하고 선수단을 떠나기 전까지 흥국생명은 17승5패 승점 50점으로 부동의 1위였다. 2위 GS칼텍스에 승점 8점차로 앞서있었지만 쌍둥이 자매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뒤 속절없이 추락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비중이 큰 이재영의 공백으로 리시브가 무너진 게 뼈아팠다. 
마지막 8경기에서 흥국생명은 2승6패로 승점 6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6패 중 4패가 셧아웃 패배로 무기력했다. 새 외국인 브루나는 경험 부족으로 헤맸고, 세터 김다솔은 기복이 심했다. 설상가상 센터 김세영마저 마지막 3경기를 남겨놓고 손가락 부상으로 빠졌다. 김연경이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버텼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그 사이 6연승을 달리며 승점 16점을 쌓은 GS칼텍스에 따라잡혔다.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낸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애써 담담함을 유지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인삼공사전을 마친 뒤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오늘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려 한다. 또 다른 목표를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이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 dreamer@osen.co.kr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오는 20일부터 3위 IBK기업은행과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가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흥국생명이 앞서있지만 마지막 2경기에선 IBK기업은행이 모두 셧아웃으로 이겼다. 쌍둥이가 빠진 2경기에서 흥국생명은 속수무책으로 졌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연경이 있지만 나머지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봄배구의 부담이 더 크다. 
현재 전력이나 분위기에서 오히려 흥국생명이 밀리는 형국이다. IBK기업은행도 부상이 있는 라자레바와 표승주의 몸 상태가 변수지지만 쌍둥이가 아예 빠진 흥국생명처럼 전력이 뿌리 뽑힌 상황은 아니다. 박 감독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그는 “다행히 일주일의 시간이 있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의 체력과 마음의 무게를 해소시켜 플레이오프를 잘 준비하겠다”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또 다른 기회가 있다”는 말로 봄배구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waw@osen.co.kr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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