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9, SSG 랜더스)가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드문 투수들을 분석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경기 때 상대 투수의 투구를 유심히 봤다. 6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는 상황이라 실전 투입은 어렵고, 더그아웃이나 포수 뒤 비어있는 관중석에서 상대 투수들의 투구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관찰했다.
특히 13일 KT 선발 고영표의 투구에 시선이 꽂혔다. 메이저리그에서 흔치않은 유형인 ‘옆구리’ 투수였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지난 14일 KT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앞두고 “리그 자체가 다르다. 유심히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밑으로 던지는 선수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공이 빠른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선 즐비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옆구리 투수는 많지 않다. 추신수가 KBO 리그에서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SSG 랜더스 소속 외에 옆구리 혹은 잠수함 유형의 투수들이 꽤 있다. 최근 추신수가 지켜본 KT의 고영표를 비롯해 KIA 타이거즈의 임기영, NC 다이노스의 이재학, LG 트윈스의 정우영, 삼성 라이온즈의 김대우, 키움 히어로즈에는 한현희 등이 있다. 추신수가 올해 상대할 투수들이다.
17일 대구에서는 KT 고영표와 또 다른 투구 스타일의 투수를 봤다. 고영표보다 더 낮은 타점에서 던지는 삼성의 김대우다. SSG 랜더스 동료 박종훈보다 약간 위에서 던진다.
고영표를 비롯해 김대우까지 모두 추신수에겐 적응이 필요한 스타일의 투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끝이 아니다. 추신수가 상대해야 할 ‘옆구리’ 투수들은 꽤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 동안 뛰었고 정상급 선수로 이름을 올린 추신수지만 KBO 리그 활약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있다. 나이와 자기 관리, 훈련 방법, 그리고 기량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평균 구속에서 차이도 있지만 투구 유형 자체가 낯선 상대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래서 추신수는 “뒤에 앉아 보면서 내가 타석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봤다”고 설명했다. 직접 실전 투구를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새로운 무대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2~3km 떨어지는 차이가 있다”라고 했지만 이 차이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추신수가 옆구리 투수들을 상대로도 메이저리그 정상급 실력을 한 시즌 동안 보여줄 수 있을지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