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39)의 발이 닿는 곳마다 화제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고향인 부산에서, 초등학교 시절 야구로 인연을 맺은 동갑내기 이대호(39・롯데)와 만난다. 미리보는 개막전의 성격도 띄는 두 선수의 만남 그리고 SSG와 롯데의 시범경기 매치다.
추신수는 한국 복귀 이후 거의 매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다소 지칠 법하지만 그래도 성심성의껏 한국리그 ‘첫 경험’들을 취재진에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이제는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몇명 남지 않은 1982년생 동갑내기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관심이다. 일단 SSG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강민과 반갑게 재회했고 김강민은 추신수의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속팀을 찾지 못하던 동갑내기 포수 정상호가 SSG에 합류하기로 결정을 하면서 또 다른 친구가 생겼다.
지난 16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는 함께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던 친구 오승환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오승환은 추신수와 만남 이후 취재진에게 “시간되면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추)신수가 농담삼아 ‘살살 하라’고 하더라. 살살해야 할 건 내가 아닌 신수다. 메이저리그 전적도 신수가 더 좋다”고 재회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 모든 팀들과 만나지는 않았지만 추신수 또래의 친구는 리그 내에서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더욱 애틋한 감정이 생길 터. 이제 추신수는 고향에서 유년시절 함께 야구를 하며 꿈을 키웠던 이대호를 만난다. 추신수의 SSG와 이대호의 롯데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범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잘 알려졌듯이 부산 수영초등학교 재학 시절 추신수의 권유로 이대호가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중고등학교, 프로 커리어 모두 방향이 엇갈렸지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2016년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했을 당시에도 조우한 적이 있지만 한국 무대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11일 추신수가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뒤 부산 사직구장에서 SSG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당시 롯데와의 연습경기 도중 야구장에 도착했고 이후 선수단과 상견례 일정으로 야구장 내에서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추신수에게 사직구장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사직구장에서 선수단 합류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사직에서 야구를 했었고 밥 먹듯이 들락날락 하는 곳이었다. 굉장히 소중한 곳이고 내 야구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었다”면서 “사직구장에서 처음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설레였다. 20년 만에 다시 와서 변한 모습을 보니 새롭고 한국에 온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프로 선수로서 약 20년 만에 다시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친구 이대호와 자웅을 겨룬다. 선수단에 처음 합류 했을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 들 터. 지난 21일 NC와의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전 경기 감각 되찾기에 나서는 추신수는 이날 역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첫 실전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좋은 결과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다”는 말을 하면서 경기 감각이 빨리 돌아올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대호 역시 연습경기에서는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2경기만 나서며 5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지난 21일 시범경기 사직 키움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돌아왔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 1삼진의 기록을 남기며 컨디션 조율에 나섰다. 컨디션에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으면 두 선수 모두 선발 라인업에 함께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또한 오는 4월 3일 인천에서 열리는 양 팀의 개막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SSG가 야구단 인수를 결정할 때부터 롯데와의 ‘유통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만큼 양 팀의 맞대결은 올 시즌 내내 시선을 끌 전망이다. 지난 9일과 11일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모두 롯데가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SSG는 추신수를 비롯해 최정, 로맥, 최주환, 한유섬, 이재원, 롯데도 이대호를 필두로 전준우, 손아섭, 안치홍, 마차도 등 베테랑 주전급 선수들이 총출동 할 전망이다. 미리보는 개막전의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