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39)가 경기 감각을 찾기까지 단 6타석이면 충분했다. 약 11년 만에 고향인 부산 사직구장에 돌아와 신고식을 펼쳤다.
추신수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석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21일) 창원 NC전에 첫 선발 출장해 경기 감각을 쌓은데 이어 두 번째 경기 만에 안타와 볼넷, 득점까지 모두 성공했다.
이날 추신수는 롯데 선발 노경은을 첫 타석에서 상대했다. 노경은의 공은 제구가 잘됐다.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 존 상하 좌우에 걸쳐서 들어왔다.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5구 째에 추신수는 존 안에 들어온 것으로 판단해 삼진으로 생각하고 덕아웃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권영철 주심의 삼진 콜은 들리지 않았고 머쓱하게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아직 한국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에 아직은 적응이 덜 된 듯한 장면. 결국 6구째 공까지 골라내면서 추신수는 한국 무대 첫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최정의 2루타 때 3루까지 도달한 뒤 제이미 로맥의 희생플라이로 한국 무대 첫 득점까지 올렸다. 그리고 7회초 4번째 타석을 앞두고 고종욱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1B2S 상황에서 롯데 선발 노경은과 6구 승부를 펼쳤고 6구째 변화구에 헛스윙 하며 덕아웃으로 들어섰다.
5회초 돌아온 세 번째 타석. 무사 1루에서 추신수는 드디어 한국무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추신수는 롯데의 바뀐 투수 김건국을 상대로 1B에서 2구 째 138Km 패스트볼을 공략해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SSG 덕아웃의 동료들은 추신수의 첫 안타에 환호성을 내질렀고 덕아웃르고 복귀한 돌아온 추신수를 향해 축하를 해줬다.
추신수는 전날 창원 NC전에서 한국무대 첫 실전 경기에 출장해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의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어 보였다”면서 “개막까지 8경기가 남았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라이브 배팅 등 투수들의 공을 좀 더 봤으면 대처 능력이 좋았을텐데 아직 반응이 느리다. 추신수에게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추신수는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면서 4타석 만에 첫 출루, 6타석 만에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아울러 추신수는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인 대표팀에 합류 했을 당시 사직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른 이후 11년 만에 다시 사직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전 추신수는 “예전에 국가대표에 합류 했을 때 여기서 경기 했는데 리모델링을 여러번 한 것 같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고향이자 어릴 적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사직구장을 다시 밟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고향에서 우려와 부담이 될 수 있던 상황을 모두 극복하며 한국무대에서의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