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한국사에 중국 냄새를 풍기게 만든 SBS 대작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단 2회만에 자진해서 막을 내렸다. SBS와 작가는 물론이고 주요 출연진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잘못을 사과했다.
중국산 짝퉁 비빔밥의 간접광고를 내보내고도 버젓이 방영하는 tvN'빈센조'에 비해 '조선구마사'는 지은 죄가 더 컸던 탓일까. 동북공정에 화나고 지친 여론이 더 들끓기 전에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 드라마 폐지를 결정했다. 잘잘못을 떠나서 빠른 결단과 사죄가 그나마 다행이고 고맙게 느껴진다. 왜?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는 '뻔뻔한' 프로들이 요즘 다수인 때문이다.
함소원을 일약 스타덤으로 올린 TV조선 '아내의 맛'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중국 부잣집에 시집갔다는 함소원의 얼렁뚱땅 신데렐라 스토리다. 속된 말로 '병맛' 예능의 최고봉이고 시청자 '개무시'의 원톱 아닐까 싶은 프로그램이다. 주인공 격인 함소원이 온갖 논란과 의혹을 자아내고 있음에도 제작진과 방송사는 늘 '나몰라라'이기 때문.
논란의 시작은 중국식 배추절임 파오차이에서 비롯됐다. 일부 중국인들은 파오차이를 김치의 원조라며 마치 한민족이 자기네 전통음식을 훔쳐간 듯이 주장하고 있다. 김치는 한국인의 진정한 소울푸드다. 말도 안되는 동북공정중에서도 파오차이 김치 논란만큼 한국인의 화를 돋운 거짓은 없었는데 함소원이 역린을 건드렸다.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중구인 시어미니와 홍어삼합 먹방 중 김치를 파오차이로 부른 캡처 화면이 인터넷에 돌면서다. 원보은 삭제됐고 함소원은 해명을 요구하는 시청자 요구에 입을 다물었다. 사실 중국인과 결혼해 중국인 시부모를 모시는 함소원이 매일 파오차이를 배터지게 먹든말든 무슨 상관인가. 한국 방송에 출연하고 그 인기를 발판 삼아 한국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로 돈을 벌고 있으니 논란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함소원과 '아내의 맛' 측의 철갑 방어는 성공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나. 바로 함소원 부부의 불화설이 어디선가 나오면서 파오차이 논란은 시들해졌다. 하지만 다른 사람인냥 목소리를 변조해 허위 통화를 했다거나 에어비앤비 숙소를 중국 시댁의 별장인냥 포장했다는 거짓말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다시한번 시청자 분노를 유도했다.
TV조선과 함소원 측은 이같은 논란에도 여전히 별다른 입장없이 철저히 여론의 의혹 제기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꾸로 함소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어쩔거니 1위라네요 어쩔거니 떠버렸네요~"라며 댄스 삼매경 동영상을 게재했다. 한국 연예계에서 방송을 둘러싼 논란을 이 정도로 철저히 밟고 지나간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 수준이다.
다음 날 함소원은 SNS에 "시청자 여러분 그동안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 많이 배우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란 글을 올렸다. 자진하차를 암시했지만 해명이나 사죄 의사는 조금도 엿볼수 없는 대목이다.
함소원이야 주로 중국에서 살 모양이니 그렇다치고, 출연자의 여러 논란과 의혹을 처음부터 끝까지 "상관없소"로 일관하는 '아내의 맛'은 언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