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지난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2, 25-14, 25-18)로 승리하면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 날 흥국생명 김연경(33)이 손가락 부상을 안고서도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지난 22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그렇지만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플레이오프 3차전에 붕대를 묶고 경기에 출전했다.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김연경은 오히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세트부터 팀 공격을 주도하며 8득점(성공률 87.5%)을 올렸고 2세트에서는 외국인선수 브루나가 1득점에 그친 상황에서도 6득점(성공률 37.5%)을 기록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3세트에서도 9득점(69.2%)을 기록하며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펼쳤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결정짓는 마지막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11년 만에 한국무대에 돌아온 김연경은 뜻하지 않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중반 같은 팀 동료인 이다영 등과 불화설이 불거졌고 지난달에는 이다영과 이재영이 학교 폭력 논란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팀 성적이 급락하는 상황을 버텨야했다.
결국 2위로 시즌을 마감한 김연경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라며 해외리그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우승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도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조금은 생각했다. 지면 이제 경기가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적어도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니까 부담이 없었다. 선수들과 재밌게 경기하면서 분위기 좋게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도전하는 입장이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더 된다"라며 GS칼텍스와의 챔피언 결정전을 기대했다.
이다영-이재영의 학폭 사태로 위기에 놓여 있던 흥국생명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끈 김연경의 부상 투혼, 말 그대로 리더의 품격을 보여준 경기였다.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