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고 점잖지만 왠지 모르게 ‘4차원 똘기’가 느껴진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엉뚱한 매력이 묻어있는 배우 서예지(32)가 다시 한 번 스릴러 장르로 팬들 앞에 선다. 드라마 ‘구해줘’(2017), 영화 ‘암전’(2019)에 이어 이번엔 어떤 얼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서예지가 배우 김강우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 새 영화 ‘내일의 기억’(감독 서유민, 제공 CJ ENM, 제작 아이필름코퍼레이션・토리픽쳐스, 배급 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CGV)은 기억을 잃고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 수진(서예지 분)이 혼란스러운 기억의 퍼즐을 맞춰갈수록 남편 지훈(김강우 분)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한다.
수진이 본 미래 속 살인자의 얼굴이 지훈임을 확신한 그녀가 마지막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반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행복하게 지내던 부부 사이에 사건이 일어나고, 결국 서로를 의심하고 쫓을 수진과 지훈의 변화를 그려내는 게 서예지와 김강우의 최대 과제가 됐을 터.
서예지는 앞서 드라마 ‘구해줘’에서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선 용기 있는 청춘 상미를 실감나게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영화 ‘암전’에서는 최고의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감독 미정의 집념을 파워풀한 연기로 표현했다. 이에 새로운 스릴러 ‘내일의 기억’에서 그녀가 보여줄 또 다른 캐릭터에 기대가 쏠린 상황이다.
그러나 그녀는 1일 열린 ‘내일의 기억’의 제작보고회에서 “제가 연기하는 거라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라고 애써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신중하고 조심스럽지만, 작품 속 캐릭터로서 서예지를 만날 때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대된다.
자신만의 강점을 알고 이제는 대중에 온전히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데,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그녀의 면모가 보여져 웃음을 남겼다.
MC박경림이 마지막으로 끝인사를 부탁하자, “4월에는 내 생일이 있으니까…(웃음) ‘내일의 기억’이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서예지는 4월 6일생이다.
그런가 하면 서예지는 ‘만약에 남편이 살인자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거 같냐’는 장난 섞인 물음에도 “저는 안 살 거 같다”면서도 “그래도 살 거 같은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사에 대해 마음 속으로 생각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기력과 비주얼을 동반한 서예지가 이 영화를 통해 김강우와 처음 만났지만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 익숙하다. ‘내일의 기억’의 기저에 자리한 메시지는 ‘가까운 사람에게 느껴지는 낯섦의 공포’인데, 그런 점에서 관객들에게 익숙한 두 사람이 생경한 공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개봉은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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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필름 코퍼레이션, CJ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