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2021시즌 홈 개막전이 열린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를 앞둔 한화 선수단 라커룸에 커피와 와플, 간식 세트가 배달됐다. 코칭스태프 포함 전체 선수단에 넉넉히 전달된 선물의 주인공은 투수 윤대경(27)이었다.
이날은 윤대경의 27번째 생일. 그의 팬클럽에서 홈 개막전과 생일를 맞아 한화 선수단 전체에 정성을 담은 선물을 전했다. ‘해피대경데이,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와 얼굴이 새겨진 선물 세트를 받은 윤대경에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생일이었다.
윤대경은 “야구를 하면서 팬들의 생일 선물이 라커에 도착한 것은 처음이다. 감사한 마음에 감동적이다.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된다. 좋은 성적으로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팬 여러분의 마음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대경은 우여곡절을 딛고 1군 핵심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2013년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삼성에 내야수로 지명된 그는 이듬해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2018년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다 방출 통보를 받았다. 1군 데뷔도 하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을 뻔했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그해 여름 한화와 육성선수로 계약하며 프로에 복귀했다. 지난해 마침내 1군에 데뷔했고, 추격조부터 필승조까지 신분이 상승했다. 55경기 51이닝을 던지며 5승7홀드 평균자책점 1.59 탈삼진 42개로 깜짝 활약했다.
연봉도 리그 최저 2800만원에서 올해 7700만원으로 175% 대폭 상승했다. 윤대경의 인생 역전에 감동한 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담아 ‘먼길을 돌아와 희망을 던지다’라는 특별 영상을 제작한 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캠프 기간 윤대경은 “그 영상을 일일이 다 찾아 만들어주셔서 감동받았다. 울컥하기도 했다. 정말 좋은 선물이었다”고 감사해했다.
올해는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까지 들었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고전했지만 개막 후 2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생일을 맞아 9일 두산전에도 8회 구원등판, 안타 1개를 맞았지만 공 9개로 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윤대경은 “지난해 성적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계속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